현대·삼성중공업 자구안 제출…대우조선은 이달 말 제출 계획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조선업계 구조조정의 키워드는 '인력ㆍ비용 절감'이다. 삼성중공업은 17일 저녁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했다. 현대중공업에 이어 두번째다. 한달 전 금융위원회는 "조선사 간 '빅딜(Big Deal)'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스트레스테스트(위기상황을 가정한 재무건전성 심사)' 중이다. 이를 끝내고 채권단에 자구안을 내면 조선 3사의 구조조정은 사실상 큰 틀에서 방향이 잡힌다. 삼성중공업 자구안에는 '부동산과 유가증권 매각으로 2200억원 마련' '순차적 도크 폐쇄'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 감축' '임금 동결ㆍ삭감' 등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의 지원책은 포함되지 않았다. 올해 1월 삼성엔지니어링은 자금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를 했다. 주채권 은행은 이번에도 그룹이 나서줄 것을 기대했지만, 그룹측은 자체 회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자산 매각으로도 부족한 상황에 처할 때 그룹이 나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삼성중공업이 주채권은행에 2조원 규모 자금 지원을 요청할 것이란 이야기도 있었지만 해프닝에 그쳤다. 삼성중공업은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 속도는 3사 중 가장 빠르다.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에 자구안을 내기 전인 이달 9일부터 이미 시작됐다. 과장급 이상 사무직ㆍ연구직을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총 3000여명의 인원을 정리해고 하는 것이 자구안의 핵심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 자회사 현대미포조선의 하이투자증권 지분 매각도 검토 중이다. '스트레스테스트 중인 대우조선해양을 바라보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시선은 따갑다. 정상 기업군에 속하는 두 회사가 대우조선해양 사태에 휩쓸려 자구안을 내는 상황까지 왔다며 속앓이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부채비율은 연결기준으로 각각 220%, 305%였다. 대우조선해양은 무려 7308%에 달했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자구안을 '채권단'에 내는 것과 달리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주채권은행'에 낸다고 표현하는 것부터 성격이 다른 것을 알수 있다"며 "주채권은행은 단순히 돈을 주로 빌려준 은행이라면, 채권단은 부실기업의 경영정상화 여부를 심의하는 곳"이라고 꼬집었다. 대우조선해양은 2000년 이후 정부로부터 5조3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받았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정부 지원을 한 푼도 받지 않았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 없이 경영해 온 조선사들에게 대우조선해양과 똑같은 수준의 구조조정을 하라는 것 자체가 무리"라며 "강요된 구조조정으로 오히려 필요한 인력이 잘려나가는 위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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