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수주 잇달아 무산]본계약 체결, '금융조달책'이 관건

이란 발주처서 자금 자체 조달 요구…국내 건설사들, 금융조달책 고심 테헤란 지사선 발주처와 지속적인 접촉…"'본계약'까진 지켜봐야"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이란 발주처와 대형 공사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국내 건설사들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지 지사 직원들은 사업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이란 발주처와 지속적인 접촉을 이어나가는 한편 본사에서는 금융조달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구속력 없는 양해각서를 '본계약'으로 이어나가기 위한 움직임이다. 지난 1일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과 함께 우리 돈으로 약 371억 달러(42조원) 규모의 성과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건설업계에서는 조용한 물밑작업만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가 '사상 최대의 외교성과'라며 대대적인 홍보를 하는 것과는 비교되는 모습이다. 구속력 없는 MOU(업무협약)와 MOA(합의각서)를 체결한 수준에서는 향후 본계약을 장담할 수 없어 조심스럽다는 것이 건설사들의 입장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MOU단계에서는 앞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 발주처는 물론 우리 건설사들도 조건이 안 맞으면 본계약이 체결 안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은 이와 함께 금융조달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란의 발주처들은 시공사들이 자금을 자체 조달하는 투자개발형 프로젝트로 사업에 참여하길 요구하고 있어서다. 건설사가 직접 공사비를 조달해 공사를 하고, 인프라를 운영하면서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정부는 앞서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을 통해 200억달러 이상의 파이낸싱을 제공할 계획을 내놨다. 이란에서 공사를 수주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정책자금 외에 아시아개발은행이나 세계은행 등에서도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을지 문을 두드려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 테헤란에 지사를 둔 건설사들은 우선 현지 직원들을 통해 본계약 체결을 위해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발주처와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사업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서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등은 테헤란에 지사를 두고 있는 만큼 그동안 쌓아왔던 인맥들을 활용해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가장 큰 성과를 낸 대림산업도 현지 지사 관계자들은 물론 프로젝트 담당자들을 필두로 사업을 만들어가고 있다. 현재 총 81억달러(9조4000억원) 규모의 신규 계약을 앞두고 있으며, 이스파한·아와즈 철도 건설사업과 박티아리 수력발전댐 건설사업은 이미 가계약까지 체결된 상태다. 대림산업은 경제 제재 이후에도 테헤란 지사에 5명의 직원을 상주시켜왔고, 2009년 이후에 수주는 끊겼지만 현지 지사를 통해 영업인맥 관리나 정보취득 업무를 진행해 왔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지금은 사업을 만들어 가는 초기 단계로 테헤란에서 지사와 더불어 출장을 다녀온 프로젝트 담당들이 사업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현대로템과 공동으로 추진하던 파바하르-자헤단 철도공사(17억 달러 규모)와 아네흐-타브리스 철도공사(6억 달러 규모) 등 2건의 양해각서를 아직 체결하지 못해 현지 테헤란 지사장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체결되지 않은 2건의 철도공사는 무산된 것이 아니라 지연된 것"이라며 "발주처랑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이란 공기업 CDTIC의 CEO 알리 누르자드가 이란 회사와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을 내비친 데 대해 "4개월 이내 가격·금융제안서를 발주처에 제출할 예정이고 본 계약과 관련한 우선권도 확보하고 있다"며 "양해각서에 의거한 일정을 계획대로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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