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누구나 처음의 경험은 짜릿하다. 처음 가본 여행지, 처음 먹어본 음식. 짜릿하고 강렬한 느낌이 들 것이다. 사람도 그렇다. 아무나 '처음', '첫'이라는 타이틀을 달순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첫번째 타이틀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열광하고 부러워한다. 여기에 첫번째 타이틀을 하나도 아닌 두세개쯤 가지고 있는 여성이 있다. 바로 삼성증권 SNI사업부 이재경 상무다. 첫 여성 지점장, 첫 여성 본사 팀장, 첫 여성 부장, 첫 여성 임원. 그가 지나온 길에 항상 첫번째 라는 타이틀이 함께 했다. 혹자들은 흔히 출세한 여성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여성이기 때문에 오히려 승진에 프리미엄이 작용했다." 물론,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삶과 노력을 들여다 보면 절대 이런 말은 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상무도 그렇다. 이 자리에 오기 까지 그가 쏟아 부은 노력과 열정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가 삼성증권에서 '베스트 오브 베스트(Best of Best)' 로 꼽히는 직원만 선발한 SNI(Special, Noble and Intelligent)사업부를 총괄 자리에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삼성증권 SNI사업부의 고객은 약 900명이다. 이들이 예탁한 자산 총액은 2015년 말 기준으로 약 15조원에 달한다. 이렇게 고객 자산이 늘기 까지 이 상무의 공이 컸다. SNI사업부 3개 지점, 30여명의 직원으로 3년만에 고객 자산을 6조원에서 15조원으로 세배 가까이 키운 주역이 그다. 이 상무는 "삼성증권 지점에서 최고 직원들을 데려와 SNI사업부 프라이빗뱅커로 기용하고 있다"며"최고의 고객들을 응대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최고의 인력을 선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유리천장을 뚫기 까지 자기관리에 철저했다고 한다. 그는 평일에는 매일 6시 반까지 출근한다. 퇴근후에는 대학 최고경영자 과정도 다닌다. 저녁 약속이 없을 때는 골프 레슨이나 영어 레슨을 받는다. 주말도 없다. 일요일 오전 7시 반엔 임원회의가 있다. 토ㆍ일 모두 각각 고객과의 골프 라운딩이 잡혀있다. 그는 수십 년을 이렇게 살았다. 이 상무는 "남편이 '당신은 돈을 쓰러 회사를 다니는지, 회사를 다니기 위해 돈을 쓰는 건지 모르겠다'고 농담을 한다"며 "월등한 능력을 타고 나지 않았으니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는 고객에게 솔직함을 무기로 한다. 생활신조인 '언제나 솔직하자'라는 말을 업무에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고객, 직원, 나아가 누구에게든 솔직하게 대하고 어떤 상황이든 솔직하게 직시하고 대응하자는 마음가짐을 담고 있다"며"고객들은 진실하고 솔직한 태도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로 그런 데서 고객과의 신뢰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투자 철학에 대해 안전성을 꼽았다. 그는 "2년 전만 해도 목표수익률 7~8%를 얘기했지만, 부자들은 요즘 3~4%도 '와우' 한다"며"저금리 시대에 기민하게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성공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열정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스팩 쌓기 보다 모든 일에 열정을 가질때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상무는 "요즘 신입사원들을 보면 국내 유수 대학이나 외국 유학을 다녀오는 등 스팩은 훌륭하다"며 "업무에 대한 열정이나 끈기는 부족한 경우가 많아 자기 관리와 함께 일에 대한 열정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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