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실태조사①]'아버지가 ○○시장입니다'…합격취소는 불가

3년간 입학전형 6000건 중 부모·친인척 신상 기재 24건합격 인과관계 확인안돼…대학 미고지시 부정행위 아냐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최근 3년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전형 과정에서 자기소개서에 부모나 친인척의 신상을 밝힌 사례 24건이 드러났다. 입학전형의 공정성 확보에 소홀히 한 대학에 기관경고 및 주의 조치를 내리지만 로스쿨 합격생의 입학 취소는 불가하다는 게 교육부의 결론이다.교육부는 지난 2014~16학년도 로스쿨 입학전형 약 6000건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2일 발표했다.우선 입학전형에서 자기소개서에 부모, 친인척 등의 성명, 직장명 등이 기재된 경우는 24건이었다. 이 중 부모나 친인척을 비교적 용이하게 추정할 수 있는 사례는 5건이었다.대학이 신상기재를 금지했는데도 기재해 규정 위반과 부정행위 소지가 인정되는 수준의 사례는 1건, 기재금지를 미고지해 부정행위로 볼 수 없는 사례가 4건이었다.다만 5건 모두 법학적성시험, 학부성적, 영어, 서류, 면접 등 다양한 전형요소와 다수의 평가위원 평가가 반영되는 만큼 자기소개서의 신상 기재와 합격과의 인과관계는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부모, 친인척의 직위, 직장명 등을 기재했으나 당사자를 추정 또는 특정할 수 없는 사례는 24건 중 19건이었다. 이 중 7건은 신상 기재금지가 고지됐는데도 기재해 대학이 정한 전형요강을 지원자가 위반한 것으로 인정됐다.다만 이 역시 다양한 전형요소를 활용했고, 정성평가의 속성상 자기소개서 일부의 기재사항과 합격과의 인과관계는 확인할 수 없었다.교육부 관계자는 "지원자의 부정행위로 인정될 소지가 있다 해도 비례의 원칙, 신뢰보호의 원칙, 취소시 대학의 과실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문제점 등 법적한계가 있어 합격취소는 어렵다는 것이 외부 법률자문들의 공통된 결론이었다"고 말했다.나머지 12건은 부모나 친인척의 신상을 기재했다 하더라도 기재금지가 고지되지 않았기에 대학이 정한 전형절차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어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법률적 판단이었다. 이들 중 8명은 법조인 가족이었고 3명은 공무원, 1명은 로스쿨원장의 가족 또는 친인척이었다.교육부는 지원자가 입시요강을 위반했는데도 불이익 등을 조치하지 않은 대학과 전형요강에 기재금지를 명시하지 않아 부적정한 내용이 기재되도록 한 대학에는 행정조치를 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기재금지가 고지돼 지원자의 부정행위 소지가 있는 8건에 해당하는 경북대, 부산대, 인하대, 제주대, 충남대, 한양대 등 6곳에 대해서는 입학전형의 공정성을 소홀히 한 사유로 기관경고, 관계자 문책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기재금지를 고지하지 않은 16건에 해당하는 경희대, 고려대, 동아대, 서울대, 연세대, 원광대, 이화여대 등 7개 대학은 입학전형의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부적정한 기재 사례가 발생한 만큼 기관경고 및 주의 조치하기로 했다.또 부정행위 소지는 없으나 기재금지를 고지하지 않은 건국대, 영남대, 전북대 등 3곳에는 시정조치와 함께 해당 코스쿨장에게 주의 조치했다. 응시원서에 보호자의 근무처, 성명 등을 기재하도록 한 영남대, 전남대 로스쿨에 대해서는 기관경고, 관계자 문책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아울러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자기소개서에 부모 등의 성명이나 신상 관련사항을 기재 금지하도록 하고 기재시 불합격 처리하는 등 불이익 조치를 명문화하도록 했다.한편 로스쿨 교수의 자녀가 같은 대학(자교) 로스쿨에 입학한 경우가 10명, 비로스쿨 교수나 교직원 자녀가 로스쿨에 입학한 경우는 27명으로 파악됐으나 모두 이해관계인 제척·회피를 준수한 것으로 확인됐다.교육부는 이달 중으로 각 대학 및 관계자들에 대한 행정처분 계고 통지를 하고, 청문 및 이의신청 절차를 거쳐 다음달 최종 처분사항을 확인할 방침이다.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부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