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용號 최대 실적에도 신중론, 왜?

LG생활건강, 인수합병없이 기존 사업만으로 첫 1분기 영업익 증가율 30% 넘어경쟁상대는 국내 아닌 글로벌 브랜드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영업이익 30% 증가."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사진)에게 이 수치는 사실 놀라운 결과는 아니다. LG생활건강을 12년 동안 이끌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적도 있다. 2014년 당시 1분기 영업이익이 51.2% 증가했다. 하지만 올 1분기 성적은 차 부회장에게 의미가 크다. 인수합병(M&A)을 하지 않고 오로지 기존 사업만으로 영업이익 증가율이 30%를 넘어선 건 처음이기 때문이다. 실적을 보고받고 그는 진심으로 기뻐했다. 차 부회장은 28일 임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불경기에 기존 사업만으로 이같은 성과를 낸 건 대단히 잘한 일"이라고 격려했다. 다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며 긴장감도 불어넣었다. 그는 "화장품은 한국의 자존심"이라고 강조했다.◆2006년 전체 매출 1조원, 이젠 단일 브랜드 매출=차석용 부회장은 올해 한방화장품 '후' 매출액을 1조1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차 부회장은 "후 제품은 매달 1000억원어치 팔려나간다"면서 "백화점, 방문판매, 면세점에서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 매출은 처음 출시한 2003년 77억원에서 2007년 700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이후 2013년 2000억원을 돌파했고 2014년 4310억원, 지난해 8081억원으로 치솟았다. 성장률만 놓고 보면 발효 화장품브랜드 숨이 더욱 뛰어나다. 올해 1분기 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 증가했다. 2007년 론칭한 이후 7년 만에 매출액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는 1885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예상 목표액은 3500억원으로 잡았다. 그는 "1분기에 오휘, 빌리프, VDL도 각각 19%, 23%, 22% 증가했다"면서 "생활용품도 정체된 시장 분위기와 달리 긍정적인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인기몰이 중인 배우 송중기 효과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그는 "기존 모델인 이승기 씨가 군대가서 모델을 교체해야 했는데, 사실 이광수 씨와 송중기 씨를 놓고 고민했다"면서 "이 정도로 대박 날 줄은 예상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송중기가 모델인 페리오의 펌핑치약 매출은 고공행진 중이다. 생산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펌핑치약 한달 매출은 5억원에서 20억원으로 뛰었다. 6월 말에는 무난히 매출 5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갈 길 멀다…경쟁상대는 글로벌 브랜드=그는 업계에서 아모레퍼시픽그룹과 비교하는 것에 대해 "아직 멀었다"고 단정지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위치를 100으로 보면 LG생활건강은 50% 수준이라는 것이다. 차 부회장은 "화장품 사업을 처음 시작할 당시 업계에서는 곧 포기할 것으로 내다봤고, 솔직히 정말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고 회상했다. 다만 럭셔리 화장품 군에서는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럭셔리 사업군에는 설화수, 헤라, 프리메라, 아모레퍼시픽 등이 브랜드가 있다. LG생활건강은 후, 숨, 오휘, 빌리프, VDL 등이 있다. 그는 똑같이 아모레퍼서픽 럭셔리 사업군을 100으로 보면 LG생활건강은 70으로 잡았다. 차 부회장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갈길이 멀다"면서 "에스티로더, 랑콤, 입생로랑, 샤넬 등을 따라잡는 게 우리의 목표고, 한국의 자존심"이라고 강조했다. 차석용 부회장은 마지막으로 대형 화면에 '섬김'이란 단어의 의미를 전달하며 "회사가 성장하려면 권위적인 조직문화를 지양하고 섬김의 문화를 실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조선시대 '기휘(忌諱)' 관습을 예를 들고 "백성들은 이름에 왕의 이름자를 쓰지 못했다"면서 "이에 임금은 백성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사전에 없는 외자 이름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서장은 부원들을 섬기고, 부원들도 부서장을 섬기는 문화가 발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인재상에 대해선 "성과급을 지급한 뒤 직원들이 찾아와 열심히 하겠다는 인사를 많이 했다"면서 "노력도 중요하지만 솔선수범에서 주도적으로 이끌고 열정을 갖고 창의적인 사고를 갖고 일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1분기 성과를 낸 직원들을 포상하는 시간도 가졌다. 올해부터 포상금을 150만~200만원으로 50만원 올려 직원들은 손뼉을 치기도 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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