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서울 홍릉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과학의 날ㆍ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에 앞서 원로과학자 6명과 따로 만나 약 15분간 환담했다. 한국 과학의 출발점이 된 KIST 설립 주축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기 위한 자리였다. 김은영(79, 화학), 김훈철(83, 선박), 문탁진(82, 재료), 안영옥(84, 화학), 윤여경(81, 경제), 장인순(76, 원자력) 박사가 참석했다. 주로 1967년부터 1969년 사이에 KIST에 합류한 이들은 당시 미국ㆍ유럽 등지에서 안정된 연구생활을 하고 있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명을 받은 고 최형섭 초대 KIST 원장이 "가난한 조국이 그대들을 기다린다"며 귀국을 호소한 일화는 유명하다. KIST가 출범한 1966년 미국ㆍ유럽에서 18명이 귀국한 뒤 1990년까지 1000여명이 영구 귀국해 한국 과학기술 토대 마련에 헌신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 축사에서 "선진국에서의 안정된 생활을 포기하고 조국의 부름을 받아 척박한 환경에서 연구개발에 젊음을 바친 이 분들이 계셨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다"며 "대한민국 발전의 뿌리가 되어 주신 원로과학자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의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이날 박 대통령과의 환담에 참석한 안영옥 박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 듀폰사에서 받던 월급의 30% 정도인 8만1000원을 받고 일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이 돈은 당시 서울대 교수 월급의 3배에 달했고, 심지어 박 전 대통령 월급 7만원보다도 많았다. 이것이 논란이 되자 박 전 대통령은 연구원들의 급여 명세서를 본 뒤 웃으며 "이대로 시행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기초과학 전문가들이 모인 KIST는 이후 자동차ㆍ조선ㆍ철강 등 중추 산업 육성 그림을 그리고 경부고속도로 건설의 초석도 쌓았다. 박 대통령이 부친의 최고 업적으로 경부고속도로와 포항제철 건설을 꼽는 것도 KIST에 대한 애정이 깊은 이유다.박 대통령이 KIST를 찾은 건 취임 후 두 번째다. 2014년 KIST에서 과학기술자문회의를 주재했다. 1969년 KIST 건설 준공식 참석 후 45년 만의 방문이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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