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13일 치러진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여야 잠룡들의 희비가 교차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여권 대권주자들은 날지 못한 '이무기'로 남았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호남에서 대패하면서 정계은퇴 위기에 몰렸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예상을 뛰어넘는 의석수로 원내진입에 성공했지만, '호남당'이라는 한계가 숙제다. 다만 여당에서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혀 무소속 출마(대구 동을)한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고, 적진인 대구 수성을에서 당선된 김부겸 후보만이 대권가도에 파란불이 켜졌다. 우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여당 강세지역인 부산 중구영도에서 당선되면서 6선을 달성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과반에 훨씬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은데다 자신의 안방인 부산이 더불어민주당에 5석을 내주면서 대권가도에 적색등이 켜졌다. 지역구 경쟁자인 더민주 김비오 후보가 40% 넘는 득표율을 기록한 점도 뼈 아프다. 앞서 김 대표는 부산 유세에서는 "더 큰일 할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대선출마를 시사하기도 했다. 과반의석 확보를 위해 자신의 정치생명을 건 배수진을 친 것이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서울 종로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정계복귀에 실패했다. 대한민국 정치 1번지 종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을 배출하면서 '대선 교두보'로 꼽히는 지역구다. 이 때문에 서울시장을 지낸 오 후보가 이 지역에서 당선된 이후 전국적 인지도를 등에 업고 대권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컸다. 하지만 오 후보는 더민주 정세균 후보에게 10% 포인트 가량의 격차로 패배했다. 차기 대권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서울 노원병에서 경쟁자인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를 가볍게 따돌리고 재선에 성공했다. 더욱이 안 대표 이름으로 치룬 첫 선거에서 국민의당이 원내진입에 성공하면서 야권의 확실한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지역구 대부분이 호남에서 당선된 만큼 지역정당이라는 한계가 남았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는 호남상륙에 실패하면서 정계은퇴 위기에 몰렸다. 총선 전 문 전 대표가 호남을 방문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호남 구애에 나섰지만, 호남 민심은 냉혹했다. 더민주는 야권 정치적 심장인 광주에서 한 석도 얻지 못했고, 전남북에서도 3석을 얻는데 그쳤다. 우리나라 보수의 1번지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는 야권의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3선의 김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적진에서 금의환향한 만큼 대선주자 반열에 오랐다 김 후보는 지역주의 타파의 선봉자로 입지를 다지며 영호남을 아우르는 표심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19대 총선에서 첫 대구 출마를 강행한데 이어 2014년 대구시장 지방선거까지 수성갑에서만 3수째다.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본인은 새누리당이 무공천한 대구 동을에서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지만, 친유(친유승민)계로 분류돼 공천에서 컷오프된 류성걸(대구 동갑)·권은희(대구 북갑)·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3총사가 모두 낙선한 탓이다.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만큼 유 전 원내대표의 복당이 점쳐진다. 이 경우 합리적 보수를 내건 '유승민 대망론'이 힘을 받을 수 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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