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난달 31~1일 이틀간 워크숍서 백두산 화산 폭발 피해 예측 결과 발표돼...4~6월 폭발시 화산재 남한 유입 가능성 20%...나흘째 항공교통 전면 마비, 농산물-건강 피해 극심 예상
'브이월드'의 백두산 고해상도 3D 영상지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김민영 수습기자] 최근 북한 핵개발의 여파로 백두산 화산이 폭발할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가능성은 얼마나 되고 혹시나 폭발할 경우 남한에 미칠 영향을 얼마나 될까? 국민안전처가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개최한 '화산재해 저감을 위한 국제워크숍'에서는 이같은 궁금증을 풀어 줄 수 있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발표됐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현재로선 가능성은 낮다. 설사 폭발해도 우리나라까지 화산재가 확산될 가능성은 봄철에만 약 20%의 확률로 적다. 그러나 만약 남한 하늘을 화산재가 뒤덮을 경우 치명적인 피해가 예상된다.이번 워크숍은 안전처가 백두산을 포함한 한반도 주변국 화산재해의 국내 위해성 분석과 종합적인 위기 관리 능력을 확보를 위해 진행 중인 '화산재해 대응체계 고도화 사업'의 일환으로 열렸다.워크숍에서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이승수 충북대 교수는 "백두산 화산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백두산이 지난 몇 년간 휴지기에 들어가서 지금 당장 폭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답했다. 이 교수는 이어 만약 폭발하더라도 남한에 피해를 줄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폭발하게 된다면 화산재의 대부분은 일본으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4-6월 봄철엔 바람의 영향으로 한반도에 올 가능성이 있는데, 약 20%의 확률"이라고 밝혔다. 피해 범위에 대해선 "당시의 바람의 영향이나 계절에 따라 다르겠지만 동해안 일부가 피해를 보거나 경우에 따라선 한반도 전역이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아이슬란드 화산재 생성 모습 (출처 AFP)
그러나 만약 백두산 화산재가 남한으로 내려 온다면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게 연구진의 결론이었다. 함희정 강원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워크숍에서 "한반도 상공에 화산재가 머무는 기간은 짧게는 하루나 이틀에서 최대 1주일 정도로 예상된다"며 항공교통 마비, 농작물 피해, 대기질 오염에 따른 사망자 발생 등의 피해 상황 예측 결과를 발표했다.항공 교통(Air Transportation)의 경우 우리나라의 1주일 항공기 운항 규모는 약 5700여편인데, 화산재가 하늘을 뒤덮을 경우 평균 77%의 항공기가 운항을 할 수 없게 된다는 게 함 교수의 발표였다. 화산재가 유입되는 첫날에 14.45%, 둘째 날에 41.23%가 결항하며, 나흘째가 되면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 돼 화산재가 사라질 때까지 결항이 지속된다.농작물(Agricultural Products) 피해 규모도 치명적이다. 연구진이 충청남도를 표본으로 연구한 결과 야외에서 키우는 잎채소들은 화산재 퇴적물이 1㎜ 쌓을 때는 1% 정도만 피해를 입지만 30mm 쌓이면 90% 가량이 파괴돼 수확을 할 수가 없게 된다. 비닐하우스는 1㎜일 때는 피해가 없겠지만 화산재 80㎜가 쌓이면 50% 정도 찢어지거나 붕괴된다. 화산재가 400㎜ 이상 쌓이면 모든 비닐하우스가 피해를 입게 된다. 땅 속에서 자라는 채소도 피해를 면할 수가 없다. 감자의 경우 2월 중순부터 3월에 화산재가 쌓일 경우 25% 정도 피해가 예상된다. 우엉은 화산재가 3월에 온다면 25% 정도 피해를 입겠지만 나머지 기간에는 100%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근도 10월부터 11월 중순 사이에 화산재가 온다면 75% 정도의 피해가 발생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100% 피해를 입는다는 게 연구 결론이다. .
화산재 때문에 대기 질이 악화되는 것도 심각한 문제로 예상됐다. 화산재 성분과 입자들은 폭발 양상과 마그마 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PM2.5), 황산염(Sulfate), 유기탄소(Organic Carbon, OC), 무기탄소(EC) 등 사람의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는 물질을 대거 포함하고 있다. 특히 화산연기는 초미세먼지와 황산염 농도를 10㎍/㎥ 가량 높이고, 탄산염(Carbonate)을 평상시의 1.5배 더 발생시킨다. 함 교수는 "심혈관이나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나 65세 이상 노인들의 경우 사망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김민영 수습기자 my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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