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희 서초구청장“칸막이 행정 파괴·협업 통해 행정 체질 바꿔”

서초구 내년부터 4급이하 승진시 협업 부서평가(50%)제 도입, 인사혁신안 마련...협업대상 9개 분야 62개 사업별로 협업부서 그룹 지정, 협업 평가시스템 구축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앞으로 공직사회에서도 자신의 능력만 과신한 나머지 서로 도와 함께 일하지 않으면 승진 등 각종 인사에서 뒤처지게 될 것입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사진)이 공직사회의 부서 이기주의인 칸막이 행정의 비효율을 제거, 조직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내년부터 4급이하 전직원 대상으로 협업을 통한 업무성과를 승진에 반영하는 내용의 ‘협업문화 구축을 위한 직원 인사 평가시스템’ 을 도입,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은희 서초구청장

구의 인사 혁신 시스템의 주요 골자는 기존에 직원 평가의 잣대가 상급자 근무평정에 의한 것이었다면 앞으로는 업무를 추진하며 유관 부서와 협업성과인 ‘부서평가’를 4급 국장과 과장(5급)은 50%, 6급 이하 팀장 및 직원은 30%를 각각 반영해 승진심사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 유일한 직원 평가 방법은 매년 두 차례 관리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평가되는 단순 근무평정이었으나 앞으로 국장 및 과장은 협업평가(50%)+업무능력(50%), 6급 이하는 협업평가(30%)+업무능력(50%)+근무평정(20%)을 종합해 승진, 보수, 승급, 표창 등 직원들이 혜택을 받게 되는 모든 인사 분야에 반영한다는 것. 구는 이를 위해 도시재생 등 9개 분야와 예술의 거리 조성 등 62개 단위사업을 대상사업으로 분류하고 사업별 총괄부서 및 협업부서를 지정, 올 상하반기 두 차례 평가를 해 이를 토대로 내년도 승진심사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협업평가 대상은 구 산하 35개과(課) 18개 동(洞)으로 이들 부서장 및 직원은 업무량, 중요성 및 난이도 등 구체적 기준에 따라 ‘서초구 업무 등 평가에 관한 규칙’에서 정한 평가위원회에 상정돼 협업 순위를 부여받게 된다. 구의 이런 협업평가제 도입은 상대적으로 근무 평정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짐으로써 과장이상의 성과연봉 및 6급 이하 직원 성과상여금은 물론 승진 등에 절대적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또 승진 심사 시엔 서열에 들어갈 경우 발탁승진에 큰 요소가 된다. 이 외도 특별 승급은 물론 각종 표창, ‘올해의 협업왕’ 선정, 해외연수 등 각종 인사혜택에 파격적으로 적용한다. 구가 이처럼 ‘협업’을 강력한 조직 체질개선의 핵심으로 추진하는 데는 그동안 일을 잘하든 못하든 오래 근무한 고참 직원, 연장자, 소위 승진하는 자리인 서무주임 등 일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연공서열에 의한 온정주의적 근무평정 관행이 조직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라는 이유에서다.특히 행정을 둘러싼 다양하고 복잡한 각종 사회적 문제에 신속히 대처를 해야 함에도 공직사회에 잔존하고 있는 부서 이기주의에 의한 업무 떠넘기기, 늑장대처 등 행정의 생산성 저하, 비효율의 낭비 요인을 제거하지 않고서는 예산의 효율적 운용 및 낭비요인 제거, 능동적 대응 등 조직경쟁력 강화가 필수인데 장애가 된다는 조은희 구청장의 판단에서다. 조 구청장은 2016년도 행정의 모토를 ‘협업’으로 설정, 매년 초 각 부서로부터 받던 신년 업무보고 대신 구청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문화예술거리 조성 등 3개의 테마를 갖고 관련 부서간 열띤 문제점 지적 및 날선 공방과 개선방안을 도출하는 ‘협업심포지엄’을 개최했다.또 각종 협업회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등 꼼꼼한 업무처리와 강한 추진력으로 구의 오랜 숙원사업들을 척척 풀어나가는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 구는 이번 ‘따로 또 같이’ 협업행정 인사시스템 개선으로 그동안 힘 있는 선호 부서로 알려진 총무, 감사, 기획 등 분야에 우수 직원들이 몰렸으나 상대적 소외됐던 기피부서 등 일을 통해 성과를 낼 수 있는 현업부서로 일 잘하는 직원들이 자연스레 순환 배치돼 조직의 역동성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은희 구청장은 “평소 2등주의 정신을 강조한다. 직원 모두 동료보다 우위에 서려하면 불통과 개인주의가 만연, 피폐한 조직으로 전락하고 말게 될 것은 자명한 일로 ‘연결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며 “개인의 창조적 파괴를 통한 업무역량 제고와 함께, ‘서로 소통하고 서로 함께의 협업행정’이 앞으로 행정모델로 자리매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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