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위기는 기회다 ①핀테크

카드업계가 총체적인 위기다. 우선 순익이 줄고 있다. 지난해 카드사들의 순익은 2조158억원으로 전년대비 7.5% 감소했다. 3년만의 감소세다. 올해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가맹점 수수료가 깍이면서 업계 전체적으로 7000억원 정도의 순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카드업의 본질이 흔들린다는 점이다. 핀테크 등으로 인한 간편결제시장의 확산은 카드결제를 급속히 대체할 전망이다.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은 지난해 6조원에 육박해 2년만에 5배 성장하는 놀라운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때 '플라스틱 머니'로 불리우며 결제시장의 혁명을 주도했던 신용카드가 이제 또 다른 변신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가 왔다. 카드업계의 변신과 생존전략을 3회에 걸쳐 싣는다.<편집자주>간편결제 6조원 고속성장빅데이터로 반격 나선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카드업은 기본적으로 결제시장을 기반으로 한다. 그런 점에서 모바일 등 간편결제시장의 확대는 카드업의 영역을 뺏아간다. 카드업계 입장에선 기존의 안정적인 수익틀을 '버릴 수도' 없고, 새로운 결제 시장을 '외면'할 수도 없다. 카드업계의 딜레마다. 하지만 이런 딜레마 상황이 한편으로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빅데이터 등 카드사가 강점인 부문을 활용하면 해 볼 만 하다. 카드사들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고객 맞춤형 상품과 함께 다른 업종과의 연계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페이'전쟁, 물러설 수 없다 = 지난해 모바일 결제시장 규모는 5조7200억원으로 2013년 1분기 1조1270억원 대비 5배 이상 급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8월 삼성전자의 모바일 삼성페이가 출시된 이후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페이열풍'은 카드사 입장에선 동전의 양면이다. 자칫 수수료 부담만 커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페이를 통해 결제가 이뤄질 때 건당 4.4~9.9원에 이르는 지문인증 수수료가 발생한다. 이는 카드사가 부담해야 할 몫이다.  카드사들은 적극적으로 모바일 결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하나카드가 업계 최초로 실물카드 발행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신용카드 '모비원(mobi 1)' 카드를 출시했고 이어 BC카드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BC페이(BC Pay)'를, KB국민카드는 LG유플러스, 유니온페이인터내셔날과 함께 '유니온페이 모바일 카드'를 내놨다.
 ◆새로운 먹거리, IT융합 사업= 카드업계가 보유하고 있는 빅데이터는 고객의 카드결제 장소나 시간, 이용자의 연령대 등 여러 정보가 담겨있다. 통상 한 달 동안에 이뤄진 카드결제가 11억6000만건(2016년 1월 기준)이다.  카드사는 방대한 데이터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소비자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 어떤 동선으로 움직이는 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말하자면 소비자 취향을 알 수 있다. 고급 정보다. 신한카드의 트렌드연구소를 비롯해 삼성ㆍKB국민ㆍ신한ㆍBC카드 등 주요 카드사가 빅데이터 조직을 강화ㆍ신설하는 이유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빅데이터는 자신도 모르는 고객의 숨은 니즈를 반영하고 있다"며 "이를 분석하는 능력이 곧 카드사의 비즈니스 모델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핀테크와 관련해 타 업종간 융합 사업에도 뛰어들고 있다. 스마트폰 앱 등 IT 콘텐츠와 연계한 사업들이 주를 이룬다. 신한카드는 신한 앱카드 내에서 대리운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카드는 SK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핸드폰 렌탈 시장에 진출했고 KB국민카드는 지난해 10월 중국 신용카드사인 유니온페이인터내셔널과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쇼핑몰 '여의주'를 열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여러가지 신사업 모델을 발굴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며 "카드사들의 경쟁사는 기존 카드사들이 아니라 전자업체나 쇼핑센터가 될 수도 있다는 마인드로 경쟁에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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