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고, 힘빠지고, 답답한 증세…'인공지능 공포' 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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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연경 인턴기자] ‘인간대표’ 이세돌 9단이 구글의 자회사 구글 딥마인드가 만든 ‘기계대표’ 알파고에게 연이어 패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누가 이기든 인류가 이긴 것”이라고 말하지만 사람들은 ‘뭔가 찝찝한 기분’이라고 한다.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 ‘알파고’의 등장에 사람들은 "딱 무엇이라고 정의하기 힘들지만 불안하고 우울한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서울 은평구에 사는 주민 박모씨(40)는 “나만 그런지 몰라도 좀 두렵다. 미래에 살인 기술 입력한 인공지능이 스스로 막 충전하고 돌아다니며 사람 해칠까봐 무섭다”고 말했다. 여러 네티즌도 ‘터미네이터 같은 영화가 현실이 되는 것 아니냐’며 인공지능의 빠른 발달 속도를 우려했다.이같은 공포의 근원은 어디서 온 것일까? 또 앞으로 인공지능이 불러올 공포감은 어느 정도일까? 로봇에 대한 공포의 감정 '로보포비아(robophobia)'와 비슷한 것일까? 정신 전문의인 아산 성심정신건강의학과 윤정섭 원장에게 알파고의 승리가 주는 공포, 불안, 우울의 정체에 관해 들어봤다. 윤원장은 이번 바둑대결을 보고 "저도 두려웠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알파고를 이용할 인간들'에 대한 공포이틀간 알파고에 대한 뉴스를 접하며 좌절이 아닌 두려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좌절이란 절망감을 말하는 것으로 자신이 원하고 고대하던 것을 얻지 못할 때 느끼는 감정입니다. 아마도 이 절망적인 느낌은 이세돌 9단만이 정말로 경험을 했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은 그 정도는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제가 두려운 생각이 들었던 것은 그 이유가 단순히 인간이 기계에게 질 수 없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은 절대 아닙니다.인간은 기계에게 이길 수 없습니다. 더 정확한 표현은 기계를 이용하는 인간을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듯합니다. 인공지능 알파고에 즉 인공지능에 졌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기계에 인간이 진 것이 아닌 알파고란 인공지능을 이용하는 인간과 이세돌이 붙어서 졌다는 것입니다. 인공지능을 가진 사람이 컴퓨터를 끄면 인공지능은 하나의 돌덩어리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알파고를 사업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을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역사는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면서 발달해왔습니다. 즉 주먹질을 대신해 손의 능력을 확장한 활, 창, 칼이 만들어졌고 그것들을 처음 만든 사람들은 승리자가 되었습니다. 다리는 말과 마차에서 시작해 현재는 비행기로 확장됐습니다.즉 인간과 기계의 싸움이 아닌, 기계를 소유하는 인간과 그 기계가 없는 인간과의 싸움이라는 표현이 올바른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알파고에 그동안 인간이 구사한 정보를 입력했고 그것을 이용해서 대결을 펼쳤습니다. 삽을 든 인간이 포크레인과 싸우는 것과 같습니다.
인간은 신체기관의 확장을 통해 발전해 왔다. 이미지 - 게티이미지뱅크
▲'적응할 시간이 없음'에 대한 공포제가 두려운 이유는 알파고의 영역확장입니다. 알파고는 단순히 바둑이 아닌 수많은 영역으로 확대할 것이고 그 확대가 무한대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미 그 원리를 파악했기 때문에 단순간에 그 영역이 넒어지고 실용화 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알파고가 최강자인 이세돌을 이겼듯이 여러 분야에서 무적이 될 것이고 그러면 그 특허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그것을 이용하는 회사를 제외하고는 이길 사람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즉 수많은 사람들이 할 일이 없어지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지금까지는 새로운 것이 발견되더라도 그것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적응할 시간이 있었으나 지금은 그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상황이 되면 어떻게 될까 예측할 수 없기에 두렵다는 것입니다.이 변해가는 상황에서 적응하지 못한다면 서서히 무력감과 좌절감을 느낄 것입니다. 현재 느끼는 것은 놀라움이지만 시간이 흘러 그 여파가 사람들에게 미치게되면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느끼게될것입니다. 무력감과 좌절감을 느끼게 될 거란 것이고 그 좌절감과 무력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끼었습니다.현재도 비슷한 사례는 많습니다. 평생 해오던 일을 자동화시스템이 대신하게 돼 직장내 다른 업무를 맡은 사람들이 있죠. 그 대신 맡은 일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 불안 초조 우울증을 겪는 환자도 있습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공포는 개인 차원에선 해결할 수 없다. 국제사회가 힘을 합해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이미지 - 게티이미지뱅크
▲'일이 사라짐'에 대한 공포만약 알파고의 영역이 확대되어 여러 가지 직업을 잠식한다면 아무리 좋은 마음가짐을 가져도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입니다. 알파고의 영역확대가 인간의 직업을 절대로 늘리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영역확장을 하는 목적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기계가 대신하게 하여 인건비를 절약하려는 의도가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불안감은 미래가 불투명할 때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이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이에 대한 적응입니다. 그 적응이란 것이 미래에 대한 보장, 즉 할 일을 찾는 것인데 할 일을 찾기 어렵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이같은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마음이란 이 문제의 해결이 개인에게 있다는 것이 전제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개인이 극복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국가도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길은 국제사회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국제사회의 합의를 바탕으로 민간기업을 적절하게 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노연경 인턴기자 dusrud1109@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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