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합격하고도 임용 별따기'…노는 초등교사 4000명

대구 199명·전북 43명 등 2년간 발령대기도 수두룩교육부, 작년 교원정원 감축…퇴직자 급감도 한몫학생수 줄었지만 과밀학교 많아 중장기적 대책 필요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정동훈·권성회 수습기자]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임용시험에도 합격했지만 제때 발령을 받지 못한 못한 예비 초등교사가 전국적으로 4000여명에 이르고 있다.3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새학기가 시작되기 직전인 2월 말까지 전국적으로 발령을 받지 못한 예비 초등교사가 총3962명으로 집계됐다. 매년 전체 초등교사 정원이 줄어든 탓에 사실상 일년간 ‘백수’ 생활을 하게 되는 예비교사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전북과 대구, 강원 등에서는 지난해 발령을 받지 못했던 2015학년도 임용시험 합격자들이 올 3월에도 발령을 받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대구는 2015학년도 합격자 199명을 포함해 예비 초등교사 269명이 미발령 상태다.전북 지역에서도 2015학년도 임용시험 합격자 중 현재까지 발령을 받지 못한 인원이 43명이나 된다. 2016학년도 합격자 261명 중에서는 한명도 발령을 받지 못했다. 강원도도 올해 합격한 예비교사 175명이 모두 발령대기 상태다. 이같은 초등 예비교사들의 대규모 미발령 사태는 교육부의 교원 감축 방침과 궤를 같이 한다. 교육부는 지난해 학생 수 감소에 따라 초등교원 정원을 지역별로 20∼80% 줄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전국의 초등교원 숫자도 지난해 14만9095명에서 올해 14만8445명으로 650명 줄었다. 한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가 정원을 감축하는데 지방교육청이 어떻게 신규 교사를 무턱대고 발령할 수 있겠냐”고 토로했다.반면 지난해 8858명까지 증가했던 초등교사 명예퇴직자 수가 올해는 3987명으로 대폭 줄었다. 퇴직교원 수가 급감하면서 상대적으로 신규 임용 자리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교육부 초등교육과 이일준 사무관은 “우리나라의 초등교사 1인당 학생 수는 16.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5.2명)과 비슷하다”며 “행정자치부나 기획재정부와 협의 과정에서 올해 신규 초등교원 수가 다소 감소했지만 학생 수 감소를 감안하면 교육 여건은 나아졌다”고 설명했다.한국교원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학생 수 감소만을 근거로 교사 수를 줄여선 안된다”면서 “여전히 신도시, 도심 지역에는 과밀학급과 과밀학교가 많은데 교사 수를 유지·증원하면서 (과밀학교 학생을) 중소 학교로 분산시키는 중장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대기발령 상태인 예비교사들은 대체로 1~2년 정도 여행이나 자기계발 등의 여유를 갖고 교단에 설 준비를 할 수 있다면서 크게 동요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대학졸업 후 사회에 첫발을 내딛자마자 확실한 소속이 없고, 마땅한 소득도 없은 상황이다보니 심적인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전북 지역 임용대기자인 김모(23) 씨는 “정식 발령 전까지 일을 하려고 여러 학교에 기간제교사 원서를 냈지만 모두 떨어졌다”며 “언제 정식 발령을 받을 지도 모르는 상황인데다 연고가 없는 지역으로 가기도 버거워 그냥 집에서 쉬고 있다”고 말했다. 각 시도육청은 가능한 이들 미발령 교사를 기간제교사나 복실학급(2개 이상의 학년을 한 교실 또는 한 교사에 의해 운영하는 학급) 해소교사 등으로 배치한다는 방침이다.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정동훈 수습기자 hoon2@asiae.co.kr권성회 수습기자 stree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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