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전통호텔 礎石 다진다…2022년 완공1983년. 남산 자연경관지구 지정되면서 신라호텔 신축 금지…30년만에 풀린 빗장2011년. 이부진 사장, 호텔신라 대표이사 선임되면서 시작된 '한옥호텔'의 꿈2016년. 4전5기 끝에 서울시 승인 받아내2022년. 1년 간 설계 후 2017년 착공…5년간 공사기간 거쳐 완공 예정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1979년. 서울 남산 아랫자락에 자리잡은 신라호텔은 1983년 해당지역이 남산 자연경관지구로 지정되면서 신축이 금지됐다. 이후 30여년간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새로운 수요가 발생해도 호텔에는 손을 대지 못했다. 변화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것은 2011년. 이부진 사장이 호텔신라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부터다.첫 술에 배부를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부진 사장은 2011년 8월 서울시에 한옥호텔 건립안을 처음 제출했다. 그해 서울시는 외국인 관광객 1200만 유치를 목표 로 도시계획조례 개정을 통해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한옥전통호텔'을 짓는 것에 대해 허용한 상태였다. 그러나 이듬해 7월, 야심찼던 계획은 반려됐다. 기존 호텔에 대한 주차빌딩 계획이 문제였다. 이 사장은 이 부분을 과감히 버렸다. 대신 별도 대지에 부속 주차장을 내는 걸로 수정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2013년 이 안도 보류했다. 한양도성과의 정합성, 건축계획 적정성 등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 계획을 다시 수정해 냈지만 지난해 3월 또다시 반려됐다. 세 번째 퇴짜였다.다시 원점이었다. 보다 과감한 결단력이 필요했다. 한옥호텔을 포기하던지 규모를 대폭 줄여야했다. 이 사장의 결정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에서 지적된 점을 싹 뜯어고치는 것이었다. 지하 4층~지상4층으로 짓겠다던 당초 계획을 지하 3층~지상3층으로 2개층을 줄이고, 호텔 최고 높이는 15.9m에서 11.9m로 낮췄다. 총 면적은 2만6470㎡에서 1만9494㎡로 26% 축소했다. 객실 수도 207개실에서 91개실로 116 개실 줄이며 원안보다 절반 이하로 대폭 낮췄다. 한양도성과의 거리는 기존 20.5m에서 29.9m로 멀찍이 떼어놓는 한편, 지붕 기와가 중첩돼 보이도록 해 전통마을의 모습을 나타내도록 했다. 이처럼 당초 계획안을 전면 수정하면서까지 4차례 도전한 데에는 사업을 끝까지 추진하겠다는 이 사장의 강한 의지가 담겼다. 이 사장은 '한옥체험' 수준인 현 국내 숙박업을 변화시키고 싶어했다. 신라호텔이 국내 호텔업계 선도업체로서 모범적인 틀과 기준을 만들어보고 싶어했다는 게 업계 후문이다. 이에 지난해 창조경제혁신센터 활성화 차원에서 찾은 경북 지역에서 고택 40여개를 찾아 운영지원 등을 논의하는 한편, 전국 각지의 전통 가옥을 돌아보고 서울시 처음으로 짓는 한국 전통호텔 내부를 구상하도록 독려했다.2016년 3월2일. 5수 끝에 이 사장의 서울 첫 도심형 한옥호텔 꿈은 이뤄지게 됐다. 계획을 구상한 지 5년만이다. 이 사장은 이번 한옥호텔 건립에 한식과의 조화도 고려할 예정이다. 이미 신라호텔은 한식당 라연을 운영, 아시아 50대 레스토랑에 2년 연속 선정되도록 하는 등 쾌거를 올렸다. 이 사장은 이와 별도로 한옥호텔과 종갓집 음식을 접목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에는 1500년대 경북 안동 종가음식의 상품화를 진행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한옥과 어울리는 정원도 구축, 전통 가옥의 멋스러움을 갖추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제대로 된 한옥호텔을 짓겠다'는 게 이 사장의 꿈이다. 특급호텔 최초로 짓는 한옥호텔인만큼 앞으로의 시금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부담도 크다. 이 사장은 한옥호텔에 3000억원을 투자, 1000명을 고용해 한양도성의 전통적인 경관과 남산의 자연경관을 최대한 활용해 관광명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2022년. 이 사장의 한옥호텔의 꿈은 향후 6년 뒤에 빛을 볼 전망이다. 한옥호텔 착공은 2017년, 공사기간은 5년이 될 것으로 호텔신라 측은 내다보고 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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