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소위 '장롱카드'로 불리는 휴면카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830만8000장을 기록해 전체 카드 9229만장의 약 10%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휴면카드는 최종 이용일로부터 1년 이상 사용실적이 없는 카드를 말한다. 휴면카드가 급증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대 초반 '카드사태' 이후였다. '카드사태'란 2002~2003년 카드사들이 신용카드 발급을 남발하면서 신용불량자가 400만명 넘게 발생하고 카드 연체율이 급등한 상황을 말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드사태 이전인 2001년 1623만장 수준이었던 휴면카드는 2003년 2531만장으로 1000만장 가까이 급증했고 휴면카드 비중은 전체 카드발급수 대비 33.6%까지 증가했다. 2007년까지 2290만장으로 감소했던 휴면카드는 2008년부터 다시 늘어나기 시작해 2010년에는 3129만장까지 늘어났다. 3000만장을 넘어섰던 휴면카드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자동정지제도가 도입된 2012년 이후부터였다. 2012년 10월부터 금융당국은 휴면카드 정리를 유도하기위해 '휴면카드 자동정지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휴면카드가 발생하면 1개월 내 카드사가 회원에게 전화나 서면으로 계약 유지 의사를 확인하고 회원은 통보일로부터 1개월 내에 계약유지 여부를 카드사에 전하도록 했다. 이 기간 내 별도 통보가 없으면 카드 이용이 정지된다. 이후 휴면카드는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 2011년 3111만장에서 지난해 830만8000장까지 2000만장 이상 감소했다. 금융당국에서는 휴면카드 자체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다. 개인정보유출 등에 이용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실제 카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카드 발급수가 많으면 개인 신용등급에 대해 의심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기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휴면카드는 그 숫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카드사들 입장에서 단순한 애물단지만은 아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새 카드를 만드는 데는 절차상 번거로움이 있다"며 "휴면카드라고 하더라도 이를 보유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신규카드를 마케팅하고 관리하는 것이 완전히 새 고객을 만드는 것보다 쉽다"고 말했다. 또한 보조카드로서 결제 외에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혜택용으로 사용되는 휴면카드들도 많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휴면카드라고 해서 완전히 장롱에 처박힌 카드보다는 주 결제카드가 아닌 보조카드로 쓰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면서 "특히 그룹 유통사와 연계돼 할인혜택이나 캐시백 혜택들이 많은 카드는 효용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여신금융연구소 관계자는 "마케팅이나 혜택에 따라 주 결제카드가 바뀔 경우 휴면카드 수는 변동성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에 현 수준에서 더 이상 크게 떨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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