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진흙탕 싸움' 재점화12일 신동주, 日서 기자회견 열고 부친 인터뷰 동영상 공개다음달 9일에는 성년 후견인 지정 여부 가리는 2차 심리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휠체어에 앉아 이동하고 있다. / 사진=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신동주가 독단적으로 사업을 진행해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2014년 중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의 이같은 보고를 전해듣고 대노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따르면 수억엔 정도에 달하는 손해를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쓰쿠다 타카유키 사장이 부풀려 왜곡해 아버지에게 전달하는 바람에 신 전 부회장 자신은 '영구추방에 가까운 상태'가 됐다.신 전 부회장은 그해 12월 26일 열린 임시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일본 롯데 부회장, 롯데상사 부회장 겸 사장, 롯데아이스 이사 등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1월에는 지주회사 일본 롯데 홀딩스에서도 자리를 잃었다. 이렇게 롯데의 모든 경영권은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돌아가는 듯했다. 지난해 7월까지의 상황은 그랬다. 같은 달 15일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 정기이사회에서 대표이사 부회장에 선임됐다.하지만 이후 상황은 완전히 뒤집어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차남 신 회장 역시 중국사업과 한국 롯데 실적을 똑바로 보고하지 않았고, 회사에 막대한 손실까지 끼쳤다는 내용을 보고받은 신 총괄회장은 이번에 신 회장을 나무라기 시작했다. 신 총괄회장은 신 회장에게 일본 롯데그룹 이사직을 그만 둘 것을 지시했다.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열고 창업자인 신 총괄회장을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해임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왕자의 난'이 시작된 셈이다.차남이 임원진의 지지에 힘입어 아버지를 해임했다면 장남은 아버지를 등에 업고 물러서지 않았다. 여론전을 시작하며 신 전 부회장의 반격은 계속됐다. 7월30일, 신 전 부회장은 국내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신 총괄회장의 서명 지시서와 신 회장 등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에 대한 해임 지시서를 공개했다. 다음날에는 '본인을 한국 롯데그룹 회장으로 임명한다'는 신 총괄회장의 직인이 찍힌 임명장과 아버지의 육성을 공개했다. 신 총괄회장이 '차남을 회장으로 임명한적 없다'고 말하는 영상까지 공개되면서 신 회장은 명분을 잃었다.8월3일, 신 회장은 일본에서 귀국해 공항에서 "신격호 총괄회장 명의의 해임 지시서는 법적인 효력 없는 문서"라며 경영권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다음날 롯데그룹 37개 계열사 사장단은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던 롯데 경영권 분쟁 사태는 10월14일 열린 광윤사 주주총회에서 다시 전환점을 맞이했다.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을 광윤사 이사직에서 해임했다.경영권 분쟁은 형사소송으로까지 이어졌다.12월1일, 신 총괄회장은 차남 신 회장을 업무방해와 재물은닉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쓰쿠다 대표이사도 함께 고소했다. 쓰쿠다 대표이사가 2014년 8월부터 12월까지 신 전 부회장이 투자에 실패했다는 허위 보고를 반복했고, 이를 빌미로 해임하게 한 것이라며 인사업무를 공정하게 처리할 수 없도록 했다는 주장이다.이어 신 회장과 일본인 임원들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본인을 경영에서 배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지난 3일, 신 총괄회장은 자신의 성년 후견인 지정 여부를 따지는 법원 심리에 직접 출석했다. 법정에서 신 회장은 자신의 판단 능력에 대해 '50대 때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만약 법원이 성년후견이 필요없다고 판단하면 후계자로 지목된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건강이 온전치 않다고 판단, 누군가를 후견인으로 지정하면 그 후견인이 대신 재산 관리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다음달 9일 열리는 2차 심리를 앞두고 신 전 부회장은 오늘(12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버지 신 총괄회장이 자신을 지지하는 발언이 담긴 인터뷰 동영상을 공개했다.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신 회장과 쓰쿠다 사장 등 현 롯데홀딩스 이사진을 해임하고 자신을 포함한 새 이사진 선임안을 통과시켜 경영에 복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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