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CEO를 만나다 - 33. 최호식 스마트카라 대표분쇄·건조 기술로 부피 90% 감량국내 소비자 조사서 1위 차지유럽·英·중동 해외 수출 날개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때는 2008년. 음식물처리기의 문제점에 대해 고발하는 내용이 TV 전파를 탔다. 음식물처리기 자체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지면서 여타 중소 가전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최호식 스마트카라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설상가상으로 '리먼 사태'까지 터졌다. 금융권 자금은 동결됐고, 수십억원의 빚까지 떠안게 됐다.최 대표는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 눈앞이 깜깜했다"면서 "하지만 한편으로는 잠재고객은 분명히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이대로 포기하고 주저앉을 수는 없다는 오기가 생겼다"고 당시를 회상했다.그는 현재 선보이고 있는 분쇄건조방식의 음식물처리기를 그때 구상했다고 했다. 다시 제품 개발에만 매달려 2년여의 기간을 거친 끝에 2011년 말 드디어 시제품을 만들게 됐다. 개발 성공에 대한 기쁨도 잠시, 문제는 돈이었다.최 대표는 "만들어서 팔아야 하는데 만들 수는 있는 돈이 없었다"면서 "심지어 시제품을 만들 때 들었던 금형비를 줄 돈도 없었다"고 토로했다.최 대표는 발이 닳도록 뛰어다니며 지인들에게 제품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투자를 요청했다. 그를 믿어준 이들의 도움을 받아 현재의 '스마트카라'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회사와 동명의 제품인 스마트카라는 우리 고유의 맷돌 분쇄방식을 응용, 음식물쓰레기를 분쇄ㆍ건조한다. 이 제품은 부피와 무게를 90% 이상 감량할 수 있는 국산 음식물처리기다. 음식물쓰레기를 건조통에 넣으면 섞어주면서 120도 열로 가열한다. 건조통이 분리돼 뒤처리도 깔끔하다. 전기요금도 월 3000원에 불과하다. 제품 가격은 20~40만원대로 기존 제품에 비해 저렴하다. 이 같은 우수성에 국내 소비자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고,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소형가전 최우수제품과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되기도 했다.제품에 대한 가치는 해외에서 먼저 알아줬다. 유럽 백색가전 유통업체 마레스(MARES)사와 3000만 달러(약 35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스마트카라는 마레스사를 통해 유럽 전 지역에 공급된다. 앞서 영국 코스트코 입점이 확정됐고, 폴란드에서도 발주를 받은 상태다. 지난 10월에는 레바논을 포함한 중동지역 가전제품점과 백화점 등에 3년간 9000대를 공급하는 내용으로 계약을 맺었다.최 대표는 "해외 음식물쓰레기 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시장성은 무궁무진하다"면서 "이 같은 방식의 음식물 처리기가 해외에는 없기 때문에 우리 기술로 만든 제품을 전파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내년을 음식물처리기를 제대로 알리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최근 진행했던 크라우딩펀드의 성공을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확인했다. 그는 내년에 수출을 포함해 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최 대표는 "음식물쓰레기로부터 나온 찌꺼기는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고 결국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음식물처리기의 표준을 만들고 더 나아가 음식물쓰레기에 관련된 연구소를 만드는 꿈이 있다"고 말했다.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