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단위 부패수사 TF, 결제라인·보고체계 간소화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준영 기자] 과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와 유사한 기능을 담당할 전국 단위 부패수사 전담 조직이 조만간 발족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기능 약화의 대안으로 추진되는 조직이지만, 중수부를 부활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수부의 순기능만을 복원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 윤곽이 구체화되고 있다. 법무부와 대검찰청 반부패부가 '부패수사 TF'의 성격과 기능, 인력 등 세부 내용을 조율한 뒤 1월 초 출범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부패수사 TF는 대검 반부패부, 검찰총장으로 이어지는 지휘 및 보고 체계의 단순화가 주된 특징이다. 검찰 내부 결재 라인과 보고 체계를 단순화해 수사 보안과 신속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대검 중수부 폐지 이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부가 굵직한 부패사건을 담당했지만, 수사 역량과 지휘·보고 체계, 보안 등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패수사 TF는 중수부 순기능을 접목해 이러한 단점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대검 산하의 검찰총장 직할 체제보다는 서울고검에 TF 형태로 조직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검사장급 팀장 1명과 부장검사 1~2명으로 구성될 전망인데 김기동 대전고검 차장(51·사법연수원 21기)이 TF 책임자를 맡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내년 초 이뤄질 검찰 인사에서는 부패수사 TF 등 조직개편 내용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은 김수남 검찰총장이 취임 일성으로 강조했던 사안이다. 김 총장은 지난 2일 취임사를 통해 "부패사범 수사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효율적인 수사시스템을 강구하고 특별수사 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부패수사 TF는 상설기구 형태의 조직은 아니지만 검찰총장이 직접 챙기는 수사조직이라는 점에서 '중수부 부활'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과거 중수부는 거악(巨惡) 척결의 선봉에서 역량을 발휘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정치수사 과정에서 '하명수사' 논란을 빚으며 폐지되는 운명을 맞이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수사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은 불가피한 조치라는 반응이다. 검찰의 한 부장검사는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서라면 필요한 조치라고 본다. 중수부 부활로 비춰지는 데 대해 안팎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검찰총장을 비롯한 수뇌부가 적절히 안배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평검사도 "검찰 내부에서도 복잡한 보고 체계나 그에 따른 수사 보안·지휘 등 중앙지검 비대화 문제 등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면서 수사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 필요성에 공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부 류정민 차장 jmryu@asiae.co.kr사회부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