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홍규 중견기업연합회 M&A센터장
한국의 중견,중소 M&A시장을 개관해 본다. 필자는 중견,중소 M&A시장을 거래금액 기준 1,000억~2,000억원 이하의 시장으로 정의해 본다. 이중에서도 회계, 법무법인이나 증권회사 등 라이선스를 가진 자문기관이 활동하며 Valuation을 포함한 제대로 된 M&A process가 이루어지는 M&A 거래규모는 300억~500억원 이상이라는 의견이다.먼저, M&A와 관련한 국내기업환경을 둘러보자.2015년 말 현재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적인 경제 저성장 기조, 중국의 경제성장둔화, 신흥개발국의 경제 부실화조짐등 주요 거시경제환경 변화 외에, 국내기업이 지난 반세기동안 누려왔던 고성장세를 근본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기업경영 환경변화가 태동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거대 국유기업의 효율성 추구과정에서 선택과 집중을 위한 구조조정과 아울러 지속성장 유지를 위한 자본요소투입을 더욱 제고하고 있다. 한국의 대규모 기업집단이 주력으로 영위하고 있는 자본집약적 산업, 즉, 철강,조선,전자,유화, 심지어 반도체산업까지 중국 거대자본의 M&A등을 통한 확대전략으로 산업경쟁력에 위협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산업에 단순 부품공급 내지 하청관계인 중견,중소기업에도 어려움이 예상됨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경쟁구도심화로 인한 위험요소외에도 기업 경영활동에 있어서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요구상황도 국내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과제이다. 중후장대산업 위주이던 GE가 지속적인 구조조정에 이어 산업인터넷 중심의 소프트웨어기업을 표방한다거나, ZARA,유니클로와 같은 SPA 패션회사들이 매장부터 생산까지의 Value-chain을 통합관리하거나 R&D에 특화한 기능성 패션 제품전략구사를 통해 각자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화하는 사례만으로도 향후 기업생존을 위하여는 단순 제조,유통을 벗어나 고객가치설정(Customer Value Proposition)에 기반한 비즈니스모델의 재설계를 염두에 두고 중장기 성장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수불가결함을 보여준다.또한, 독일의 인더스트리 4.0개념뿐만 아니라 이종산업 또는 IT,SNS,Mobile등의 융합도구를 활용한 산업간 융복합(convergence)을 경영전략 또는 실행의 한 요소로 고려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음을 인지하여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의 경영자들이 최근 우버나 에어비엔비 같은 파괴적 혁신기업(Disruptive Innovator)이 Value Chain상의 핵심부분에 들어와 고객을 점유하는, 이전에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경쟁상황을 매우 두려워한다고 하지 않는가? 즉, 국내기업도 기존 사업의 business model 재설계, convergence에 필요한 IT,인터넷등에 대한 디지털리더십까지 갖추어야하는 복잡해진 경영환경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2015년에도 저금리 등에 힘입어 많은 M&A거래가 이루어졌다고 하며, 거래규모는 약 US$3,830bn으로 2007년 이후 최고의 거래규모가 추정되고 있다. 중요한 M&A증가 요인중의 하나는 원유채굴업, 군수산업등 기존 업종의 성장한계에 봉착한 기업들이 신성장동력확보를 위한 이업종 M&A로 성장율을 유지하려는 동기도 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기업중 기존사업이 저성장국면에 처해 있는 일부 업종의 경우 마찬가지의 M&A동기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한국의 중견,중소기업 M&A시장이 가진 배경과 시장상황은 어떠한가?한국의 지난 반세기 경제성장과정에서 많은 공로를 한 대부분의 제조기반 중견,중소기업 창업주들은 경영승계를 앞두고 있고, 2세로의 경영승계도 한창 진행되고 있다. 특히, 많은 중견,중소 기업인들은 기업을 성장시켜온 데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향후에도 약 10~20년은 창업자들이 경영에 중요한 영향력을 끼칠 것이다. 문제는 향후 5~10년이 한국경제와 개별기업의 지속성장여부를 좌우하는 골든타임이라는 것이다. 기업들은 기존사업의 핵심역량 강화를 위한 R&D, 해외시장개척은 물론이고, 전술한 저성장 고착화환경, 중국, 일본 등 인접국과의 새로운 경쟁구도, 융복합화로 인한 산업패러다임 변화환경에서 기존의 단면적인 경영전략에서 벗어나 중장기적인 수익력을 확보할 수 있는 다면화된 경영능력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소유와 경영이 일치하는 대부분의 국내 중견.중소기업 창업주들은 다면화된 경영전략수립 및 실행이 가능한 지배구조의 조기 정립이 국가경제적으로도 중요한 바, 계속기업(Going Conern)관점에서 가업승계, 전문경영인 영입, 제3자로의 M&A실행 등 여러 방안중 최선책을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신성장동력발굴을 위한 중견,중소기업의 M&A현황을 살펴보면, 중견련 회원사중 한 외식업체가 기진출한 중국시장의 고객을 염두에 두고 화장품 유통업체를 인수, 접목시도하고, 전통적인 자동차부품업체가 B2C진출을 새로운 전략으로 시도하는가 하면, 통신회사나 포털기업은 고객이탈방지차원에서라도 O2O(Online-to-Offline)사업을 모색하는 등, 다양한 M&A시도들도 있다. 그러나 필자가 M&A센터 설립 후 방문한 대부분의 제조기반 기업들은 기존사업의 핵심역량강화나 수직계열화 등을 위한 M&A나 제휴에는 일부 관심을 두고 있지만, 그나마 일관된 M&A전략에 의한 체계적인 M&A대상기업 물색활동이 드물고, 특히 M&A와 관련한 의사결정구조가 모호한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중견,중소기업 특유의 창업주 의사결정구조가 주원인으로 보이며,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도구로 M&A를 상정하지 않는 기업도 많은 편이다. 더구나, IMF 환란이후 등장한 PEF등 재무적 인수자의 활동으로 기업의 내재가치(Intrinsic Value) 대비 인수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고, 기업인수를 위한 구조설계(Deal structuring)에 능한 국내외 PEF등과의 인수경쟁에서 좋은 기업을 양호한 가격에 인수하기도 어려운 환경이다. 기업들은 이러한 투자자들과의 공동인수구조도 각종 투자옵션 등이 부과되어 비교적 부정적인 편이다. 중견,중소기업 M&A시장은 이에 더하여 대부분의 딜 규모가 언론에 거론될 정도가 아닌 중소규모이며, 자문기관으로서는 거래성사가능성이 낮은 저수익사업분야로서, 정보의 비대칭성이 매우 높아 매도,매수기업간 매칭에 애로가 초래되고 있는 현실이다. 필자의 의견으로는 국내 중견,중소 M&A시장 활성화를 위하여는 벤처기업협회,기술신용보증기금등 중소,벤처기업 DB를 다루는 M&A허브, 중견련 M&A센터와 같이 중견기업 DB를 다루는 M&A HUB에 대한 재정지원 및 육성을 통하여 HUB간 정보유통 활성화를 통한 M&A거래정보 비대칭성 제거가 과도기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산업간 융복합등 많은 이슈에 있어 IT,SNS,Mobile등 융합도구를 중견,중소기업에 장착함에 있어 벤처기업과 중견기업과의 M&A 또는 전략적 제휴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으나, 현재와 같이 법률적 제도가 미흡한 M&A자문시장 환경하에서는 비전문적 개별중개인 또는 포럼등 행사위주의 M&A활성화로는 중견,중소M&A시장의 정보흐름 활성화에 한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중견,중소기업의 해외M&A 추진상황은중견련 M&A센터는 세계 주요 M&A정보제공기관인 Merger market, Deal Nexus, S&P Capital IQ등의 지원에 힘입어 중견기업 사이즈 Crossborder 딜 활성화를 위한 해외 M&A자문사와의 네트워크를 확대해가고 있고, 업무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중견,중소기업인들은 부족한 경영자원과 해외진출에 대한 경험부족으로 해외M&A가 성장을 위한 명제임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M&A수요조사시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술한 대로 오너중심 경영으로 인해 조직적인 컨센서스가 없을 경우 M&A실패에 대한 부담을 안고 갈 전문경영인이 많지 않은게 엄연한 현실이다. 경쟁국인 중국이나 일본은 최근 해외M&A거래가 상당히 증가하였다. 중국은 과거 국가주도의 해외M&A비중이 높았으나, 최근 민간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선진화되었으나 보수적인 성향인 일본의 공격적인 해외M&A시도를 볼 때, 국내 중견,중소기업의 해외M&A 또는 전략적 제휴확대를 통한 대외경쟁력 강화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특히, 해외투자에 의한 이자,배당등 본원소득이 낮은 한국의 대외수지를 감안할 때, 이와 관련한 정부의 정교한 지원책이 더욱 필요시 되는 바, 예를 들어 성장사다리펀드등 정책자금지원을 받는 해외투자전문펀드들이 해외기업 인수주체(GP)가 되고 중견기업등을 LP로 영입, 추후 인수옵션을 기업에 부여하는 방식을 통해서라도, 정책자금이 중견기업의 해외진출에 디딤돌이 되고 Crossborder Deal 학습효과 제고에 기여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의 중견,중소기업 M&A시장활성화를 위하여 필요한 제도나 각 기업의 추진방향은?전술한 대로 국내 중견, 중소M&A 시장이 정보의 비대칭성, 중견,중소기업 오너들의 M&A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뢰인들의 M&A자문료지급에 대한 소극성 등 여러 요인으로 저수익 자문분야로 머물고 있어 증권사등 민간부문의 시장원리 작동에 의한 M&A활성화가 어려운 현실이다. 따라서 전술한 대로 현재 인가된 각 M&A지원센터가 근거법에서 정한 전문인력에 의해 제대로 가동될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고, 각 센터들이 M&A정보수집, 제공의 실질적 HUB가 되어 정보의 비대칭성 제거의 촉매역할을 함으로써 M&A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각 중견,중소기업은 세계경기침체, 산업간 융복합등 경영환경의 패러다임 자체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M&A라는 도구의 활용 없이 In-House에서 모든 혁신이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은 시장환경변화에의 신속한 대응, 경영자원의 효율적 운용등 여러측면에서 위험한 발상임을 인지하여야 할 것이다. 물론 M&A란 도구를 활용하여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기업중에서는 일시 투자성공을 발판으로 장기전략의 설정 없이 무분별한 사세확장에 나서고 있는 사례들도 있다. 그러나, 과거 사례를 볼 때 한 기업이 50년 이상의 업력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음을 볼 때, 단기수익추구에서 벗어나 내부 경영자원분석 및 전략설정으로 도출된 일관된 로드맵에 근거하여 신성장동력을 추가(Add-on)해 나가는 것이 왜곡된 의사결정을 방지하고 지속가능경영의 가능성을 제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성공적인 M&A추진을 위한 주요원칙
또한 기영위 업종내에서 한 우물을 판다고 하더라도 ZARA나 유니클로의 경영사례에서와 같이 Value-Chain을 면밀히 검토하여 경쟁기업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Business model 혁신, 디지털경제에 부응할 수 있는 융합도구의 획득에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M&A는 기업의 소유 및 경영권 매매 기능으로서의 소극적 측면 외에, 계속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높이는 경영도구로서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M&A 시장을 통한 지속적인 타겟분석은 신성장동력확보를 위한 시장동향이나 미래의 Trend를 예측할 수 있는 필수적인 경영수단으로서, 이를 위한 인적,물적투자는 미래의 지속가능경영 제고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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