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한국특수형강이 재무구조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설립 44년 만에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다.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특수형강은 지난 18일 부산지방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다. 회사 측은 경영정상화를 도모하기 위해 회생절차를 밟는다고 설명했다. 1971년 설립된 한국특수형강은 부산신철이 전신이다. 형강, 평강, 이형봉강을 생산하는 철강제품 제조업체로 2001년 3월 동국제강에서 계열 분리되면서 상호를 변경했다. 1989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했다.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장세현 대표는 동국제강 창업주인 고(故) 장경호 회장의 손자다. 3대째 '철'로 가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셈이다. 철로 일가를 이뤘지만 철강 업황이 꺾이면서 위기를 맞았다. 더구나 대규모 투자 직후 터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무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당시 한국특수형강은 외부에서 조달해오던 50만t가량의 빌레트(철근 등을 만들 수 있는 철강반제품)를 자체 생산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2006년에는 회사 장기 발전을 위해서라며 경남 함안군 일대 토지를 520억원에 사들였다. 한국특수형강 관계자는 "2009년 제강소에 투자했지만 철강경기가 악화되면서 투자 효과를 전혀 못 본 데다가 금융차입금 등 이자비용 부담으로 재무상황이 점점 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을 내던 회사는 올해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2013년 6100만원, 2014년 16억여원 영업이익을 냈던 회사는 올 3분기 155억원의 적자를 냈다. 분기보고서 기준 부채총계는 3486억원인데 자본총계는 676억원으로 부채가 자본을 앞질러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9월과 10월 임금협상 관련 파업으로 회사는 두 차례 생산을 중단했다가까스로 생산을 재개했지만 11월 상장사 270개 한계기업 리스트에 한국특수형강이 끼어 있었고 부도설이 돌았다. 지급 제시된 전자어음 7억9000만원에 대한 미결제로 1차부도처리가 된 데 대해 회사 측은 "11월 13일 회생절차 개시신청으로 인해 은행 지급계좌가 동결되어서 결제를 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한국특수형강은 조사기간을 거쳐 변제 계획 등 관련 자료를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채무를 갚기 위한 자산 매각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협의 중이다. 한국특수형강 관계자는 "유형 자산이 현재 가동 중인 공장들 밖에는 없기 때문에 딱히 매각할 만한 자산이 없다"고 했다. 현재 이 회사는 서울·대구·광주에 영업소를 두고 있으며 본사 및 사상공장, 녹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반기보고서 기준 최대주주는 라보상사로 20.87%를 가지고 있으며 장세현 대표가 6.38%, 장의익씨가 5.34%를 보유하고 있다. 라보상사는 장 대표가 최대주주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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