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락, 내 원유 DLS 어쩌지

2012~2014년 발행액 1조2000억원 원금손실 위기…만기보유·중간환매 등 고려해야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권해영 기자] 최근 국제유가가 7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원유 파생결합증권(DLS) 투자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2012~2014년동안 발행된 원유 DLS 발행액의 80%가 원금손실 위기에 처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2~2014년동안 발행된 미상환 원유 DLS 발행액은 1조1815억원으로 전체 발행액의 80% 수준이다.  이 DLS들의 발행당시 유가는 배럴당 90~110달러였는데 유가가 36~66달러로 하락하면 원금손실구간에 진입한다. 현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34.95달러로 1조원에 달하는 원유 DLS가 원금손실 구간에 들어왔다. 만약 만기시까지 유가가 원금손실 구간을 벗어나지 못하면 만기 때 원금손실이 확정된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유가가 올라 원유 DLS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다. 조기상환 구간이 80이라고 가정하면 유가가 원유 DLS 발행당시 가격의 80% 이상으로 올라오면 된다. 이 시나리오가 실현되려면 유가가 배럴당 72~88달러 수준으로 올라와야 하는데 유가 20달러대 추락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사실상 불가능한 얘기다.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의 만기가 보통 3년에서 5년임을 감안할 때 1~2년 사이에 국제유가가 배 이상 올라야 손실을 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실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기존 원유 DLS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원유 DLS를 만기까지 보유하거나 중간에 환매하는 방법이 있다. 증권사에 원유 DLS를 환매할 경우 발행당시 가격과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 유가 하락에 따른 손실액을 산정한 후 차액을 되돌려받을 수 있다.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원유 인버스 상품에 투자해 리스크를 헤지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부정적이다. 이미 손실 가능성이 높으므로 원유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을 통해 투자해 오른만큼 헤지하는 것. 하지만 적절한 타이밍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손재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유가 전망이 어둡고 내년 1분기에는 배럴당 20달러대까지 떨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현재 유가가 기술적으로 저점인 구간인 것은 사실"이라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원유 인버스 상품에 투자해 리스크를 확대하기 보다는 당분간 유가 추이를 관망한 후 투자 전략을 짤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신규 투자자들의 경우 원유 ETF 저점 매수에 나설 수 있지만 반등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당분간 바닥을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원유 선물 시장에서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높은 콘탱고가 심화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만기 때마다 월물 교체비용이 발생해 유가가 많이 오르지 않으면 유가 상승폭을 따라잡기 쉽지 않아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가연계증권(ELS)이 중국지수 폭락의 영향으로 대규모 녹인 위기를 맞았던 것 처럼 최근 유가 하락에 따른 관련상품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에 대비해 별도의 논의테이블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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