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SK브로드밴드가 CJ헬로비전과 합병 이후에도 KT보다 방송 시장 점유율이 낮기 때문에 시장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 이후에는 CJ헬로비전의 디지털 전환율을 빠르게 끌어 올리겠다고도 했다. 윤석암 SK브로드밴드 미디어부문장은 한국방송학회 주관으로 1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미디어 기업간 인수합병의 조건' 세미나에서 CJ헬로비전 합병 이후 시장 점유율이 집중돼 우월적 지위를 남용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과도한 우려라고 주장했다. 윤 부문장은 "현재 유료방송 시장에서 2위인 헬로비전과 3위인 SK브로드밴드가 합병해도 1위인 KT보다 점유율이 낮다"며 "통합이 돼서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기 보다는 기존의 압도적인 사업자와 경쟁하겠다는 이야기"라고 했다. 윤 부문장은 CJ미디어 출신의 미디어 전문가로 tvN 대표와 TV조선 편성제작본부장, 편성본부 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 9월 SK브로드밴드에 합류했다. 합류 이후 공식적인 자리에 나온 것은 이날 세미나가 처음이다. 그는 "합병 후 현재 50% 수준인 CJ헬로비전의 디지털 전환율을 2020년까지 90%로 끌어 올릴 것"이라고 했다. 윤 부문장은 "현재 케이블 업계가 어려운 것은 디지털에 투자할 여력이 없고 망고도화가 어렵다는 것"이라며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해 서비스 투자를 늘리고 망과 콘텐츠를 고도화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 가장 우선되는 비전"이라고 했다. 윤 부문장의 주장에 대해 세미나에 참여한 KT와 LG유플러스 측은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희수 KT경제경영연구소 부소장은 "SK텔레콤이 과거 신세기통신을 합병할 당시에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질적 경쟁 유발 등 현재와 비슷한 논리로 접근했다"면서 "그러나 신세기통신 인수 후에 실제로 실행된 것들은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김 부소장은 "이번 합병이 미국 AT&T와 T-Mobile 등 해외 사례를 살펴봤을 때도 글로벌 트렌드에 부합하는 것이 아니다"며 "정부가 이번 인수합병과 관련해서 충분한 검토와 의견 수렴 과정 등을 거쳐야한다"고 주장했다.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 역시 "이번 인수합병은 SK텔레콤이 방송통신시장 독점의지를 노골적으로 표출한 사건"이라며 "어떠한 조건을 부여하더라도 전혀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 발제자로 참석한 심영섭 한국외대 박사는 "이번 인수로 인해 결합상품의 공격적 마케팅 증가와 케이블의 지역정보 제공기능 하락, 고용승계 등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정부에서 합병이 가져올 시장에서의 파장에 대해 심사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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