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26일 SK하이닉스 주가가 널뛰기를 했다. 장중 한 때 7% 이상 급등했지만 장 막판 상승폭을 크게 반납하며 종가는 2%대 상승으로 마감했다. 널뛰기의 발단은 대만 매체의 보도였다. 대만 테크뉴스는 중국 반도체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이 11월초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에게 15~20%의 지분 투자와 중국 현지 공장 공동 설립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주가 상승에 불을 붙인 것은 국내 증권사 리포트와 언론사 기사였다. 증권사 2곳이 양사가 반도체 시장에서 협력할 수 있다는 내용의 리포트를 내놓으면서 SK하이닉스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상승하자 언론사들은 증권사 리포트를 인용해 중국과 협력 가능성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다는 내용의 특징주 기사를 속속 내보냈다. 기사가 나간 후 SK하이닉스 주가는 상승폭을 더 키웠다. 호재는 오래 가지 않았다. SK하이닉스가 곧바로 협력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다. 회사측은 칭화유니그룹으로부터 협력 제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거절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입장을 담은 기사가 나간 직후 이 회사 주가는 7.04%에 달했던 상승폭을 급격하게 반납하더니 2.66%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순식간에 상승폭을 4%포인트 이상 반납한 것이다. 이날 기자는 SK하이닉스 해프닝의 한 가운데 있었다. 증권사 리포트를 인용해 SK하이닉스 주가가 오르고 있다는 기사를 가장 먼저 쓴 것도, SK하이닉스 확인 결과 중국의 협력 제안을 이미 거절했다는 기사를 가장 먼저 쓴 것도 기자였다. 오르는 주가에 기름을 부은 것도 기자지만 찬물을 끼얹은 것도 기자인 셈이다. 때 마침 회사 사무실에 앉아 있던 기자에게 몇 통의 항의전화가 걸려왔다. 두 건의 기사가 나간 시간 간격은 불과 20분. 한 독자는 첫 기사를 보고 수억원의 주식을 매수했는데 두 번째 기사가 나가면서 30분도 안돼 몇천만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처음부터 회사 입장을 반영해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타에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할 수밖에 없었다. 주식시장은 작은 소문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다. 증권사 리포트와 언론사 기사는 투자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신뢰를 받는 콘텐츠니 만큼 신속성 못지 않게 정확성, 완결성 높은 콘텐츠가 중요하다. SK하이닉스 해프닝은 신속성에 집중하느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일도 미룬 결과였다. 만약 기자가 SK하이닉스에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처음부터 기사에 회사 입장을 반영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까. 물론 첫 기사 이전에 리포트로 주가가 이미 많이 오른 상태였지만 잘못된 정보에 일조를 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SK하이닉스 주가 해프닝을 겪으며 기사가 갖는 무게와 기사를 쓰는 무거운 책임감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