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B2B·신사업 총괄…주요 계열사 CEO 대부분 유임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LG그룹 지주사인 ㈜LG로 이동해 LG그룹 전체의 기업간거래(B2B) 사업 및 신규 사업을 총괄한다. 구 부회장이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와 LG상사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 2010년 LG전자 대표이사를 맡은지 5년만에 지주사로 이동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G그룹은 26일과 27일 각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신임 사장을 포함한 이사진과 승진 임원 명단을 발표하고 조직개편도 단행한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LG로 이동한다. 구 부회장은 그룹 차원의 디스플레이, 자동차부품, 2차전지, 물류 등의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각 계열사가 독립적으로 진행하던 B2B 사업을 그룹 차원으로 묶어 승부를 내겠다는 것이다. 신사업 역시 계열사간 시너지를 통해 시장선도에 나설 계획이다. 구 부회장의 ㈜LG 이동은 오너 특유의 결단력과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신사업을 꾸준히 육성할 인물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계열사간 협업 및 시너지 효과가 가장 중요한 B2B 사업의 경우 전문경영인 보다 오너 출신 CEO들이 탁월한 역량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구 부회장은 LG필립스LCD 시절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LG디스플레이가 세계 1위를 달성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바 있다. 구 부회장은 LG전자를 맡은 뒤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면서도 연구개발(R&D) 인력 확충과 투자는 꾸준히 늘려왔다. LG디스플레이와 함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 선점에 나서는 한편 뒤쳐졌던 스마트폰 사업에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LG가 그룹 차원에서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자동차 부품 사업 역시 구 부회장이 오너 특유의 결단력과 추진력을 통해 성장 궤도에 순조롭게 진입하고 있다.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도 본격화 되고 있다. TV는 LG디스플레이, 자동차부품에선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LG화학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 LG 관계자는 "전 계열사를 통틀어 B2B 사업의 비중이 점차 늘고 있어 이를 진두지휘하기 위한 적임자로 구 부회장이 선임된 것"이라며 "B2B 사업의 경우 전 계열사의 역량을 총동원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오너 출신 경영자가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구 부회장이 ㈜LG로 이동하며 구본무 회장과의 경영구도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일각에선 이를 LG그룹의 3세 승계 정지 작업으로 관측하는 시각도 있다. 구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 상무는 30대 후반인 만큼 구 상무가 성장할 때까지 구 부회장이 가교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구 부회장이 ㈜LG로 이동하는 가운데 이번 인사에선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다. LG유플러스의 새 사령탑은 권영수 LG화학 사장이 내정됐다. 권 사장은 올해 부회장으로 승진할 전망이다. 주력 계열사 사장들은 거의 전부가 유임된다. 조준호 사장, 조성진 사장 등 LG전자 각 부문장이 자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주력 계열사 CEO들은 대부분 연임한다. 임원 승진은 최소화될 전망이다. LG전자를 비롯해 주력 계열사 상당수가 실적이 부진했고 내년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은 만큼 승진 후보자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인사 평가 직전부터 최고위 경영진들이 승진 규모를 최소화 하라고 지시하며 예고된 바 있다. 지난해 LG그룹은 총 130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지만 올해는 100여명 수준으로 예상된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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