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돈기자
25일 오전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주택업계 간담회에 참석한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25일 "최근 주택인허가가 과거 추세에 비해 빠르게 늘어나면서 향후 주택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앞으로 신규 주택 수요와 지역여건 등을 감안해 적정한 수준의 주택공급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JW메리어트호텔에서 취임 후 첫 주택업계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올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주택 인허가 물량은 60만4340가구로 지난해와 비교해 52.3% 늘어났다. 일각에서는 올해 인허가 물량이 74만가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일시적으로 공급량이 늘어날 경우 2년 이후 주택시장은 입주물량 과다로 인한 후유증을 앓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건설업계의 자발적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이날 간담회에서도 공급과잉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김재정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일부에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있고 2~3년 뒤에 입주 문제 발생할 수 있으니 이를 고려해라는 취지"라며 "공급량을 국토부가 어떤 식으로 제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이어 그는 "기본적으로 주택공급 많긴 하지만 공급과잉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며 "그동안 공급이 많지 않았고 내년에 할 물량까지 당겨서 공급했다는 점과 내년에는 공공택지 공급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강 장관은 현재 주택시장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주택 매매시장은 가격이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거래량은 2006년 통계집계 이후 최대치"라며 "미분양물량은 과거 최저치에 가까운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말 이후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살아나면서 실수요 위주로 내 집 마련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풀이했다.주택업계는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박창민 한국주택협회 회장은 "올해 공급량 증가는 2008년 이후의 공급부족과 전세물량 부족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가 가능하다"면서 "집단대출 규제는 모처럼 되살아난 주택 경기를 냉각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이와 함께 이날 강 장관은 정부가 중산층 주거 안정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선 재무적 투자자(FI)의 참여와 주거서비스 수준 향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재무적 투자자가 우선 배당을 받을 수 있도록 '우선주 출자'를 허용했다"며 "12월에 있을 한국토지주택공사 보유 부지 4차 공모 때부터는 시공사 출자의무도 폐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주거서비스에 대한 평가배점을 상향하고 자체서비스 제공기반이 부족한 중견업체들이 세탁, 청소, 경비 등 전문 서비스업체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도 설명했다. 이날 국토부는 리츠형 뉴스테이 사업의 건설 지분 매각에 대해선 일정기간 임대가 안정된 후에는 허용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김 주택정책관은 "리츠형 뉴스테이 사업의 경우 지분의 70%를 투자하는 국민주택기금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재무적 투자자는 건설 후 자유롭게 지분 매각이 가능하지만 건설 사업자의 경우 공실 없이 임대가 어느 정도 안정되는 2~3년 정도 뒤에 지분 매각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간담회 자리에는 박 회장을 비롯, 김문경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 이석준 우미건설 사장 등 주택업계 관계자와 김종원 우리은행 부행장, 정영채 NH투자증권 부사장 등 금융권 관계자도 참석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