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표시광고법 저촉 여부 불분명'
(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기획재정부가 수입맥주 할인판매 규제 논의에서 손을 떼면서 공이 공정거래위원회에 넘어가게 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20일 "최근 불거진 '맥통법'(단통법에 빗대 탄생한 신조어) 논란과 이에 대한 기재부 입장을 살펴보면서 공정위가 대응할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며 "모니터링 후 시장 실태 파악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전날 기재부는 '정부가 수입맥주 할인판매 규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는 언론 보도에서 촉발된 맥통법 논란과 관련, "맥통법은 상상도 못 해본 용어"라며 "수입맥주 할인판매 규제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앞서 언론 보도를 통해 주형환 기재부 1차관이 지난달 27일 "기준가격을 제시해 수입맥주의 할인판매를 제한하는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국산맥주 업체들에 약속했다고 전해졌다. 기재부 해명에 따르면 주 차관이 그런 언급을 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가 세법으로 규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닐 뿐더러 조사해 보니 수입맥주 가격이 국산맥주 업체들 주장처럼 국세청 고시(수입가 이하 판매 금지) 위반에 해당하지도 않았다"며 "앞으로 기재부 차원에서 해당 사안을 논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할인율 과장' 등 소비자 기만 행위 등은 공정위에서 처리할 사안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직아이덴티티(CI)
맥통법 논란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던 공정위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습이다. 그러나 공정위도 수입맥주 시장에 제재를 가해본 적이 없고 현행법 저촉 여부 또한 불분명해 실제 조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공정위 관계자는 "수입맥주 가격은 수입맥주 회사가 아닌 유통 업체들이 정하는 거라 수입맥주 업계에 문제를 제기하긴 어렵다"며 "또 수입맥주 가격이 수입가 이하나 허위로 책정되진 않아 공정거래법과 표시광고법 위반 등으로 제재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산맥주 업체들은 수입맥주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 영향력을 키워나가자 '수입가 이하 판매' '뻥튀기 할인율' 등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수입맥주 시장 규모는 2013년 대비 약 25% 성장했다. 반면 국산맥주 시장 규모는 약 4% 증가한 데 그쳤다. 한편 일부 언론은 기재부가 맥통법을 실제로 검토했다가 비난 여론에 꼬리를 내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이어지자 맥주 유통시장 개선 작업을 포기해버렸다는 말이다. 보도의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공정위 대응도 별다른 조치 없이 마무리될 여지가 많아, 정부가 시장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논란 회피에 급급하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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