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2조5000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던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전환사채(CB)의 인기가 요즘 시들하다. 면세점 모멘텀 약화와 메르스 여파로 인한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탓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CB는 전날 장내 채권시장에서 1만224원에 마감했다. 이 CB를 공모 청약에서 액면가(1만원)에 산 투자자들이 지난 두달여간 올린 수익률은 2.2%에 불과하다. 사실상 예금금리 수준에서 맴돌고 있는 셈이다. 거래 첫날인 9월15일 종가 1만520원 대비로는 2.8% 떨어졌다. CB 값이 지지부진한 것은 주가 급락 탓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주가는 전날 9만2300원에 마감했다.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며 급등했던 주가는 지난 7월17일 22만500원 고점을 찍은 뒤 58% 이상 추락했다. 주당 전환가격 11만3500원 대비로도 18.67%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 만약 지금 전환권을 행사할 경우 투자원금 대비 20% 가까운 손실을 봐야 한다. 통상 CB는 주가가 하락해도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지 않는 구조다.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 전환가액을 낮춰주는 리픽싱(refixing)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도 있다. 지난 7월 발행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CB는 이 조항들이 없다.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장내에서 시장 가격에 매각하거나 만기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만기 때까지 기다려서 얻는 수익도 크지 않다. 이 CB의 3년 만기이자율은 연 0.25%에 불과해 채권으로서의 매력은 바닥에 가깝다. 1000만원을 투자한 투자자가 3년 만기까지 이 CB를 들고 있어도 받아갈 수 있는 이자 수익은 7만5250원에 불과하다. 투자자 입장에서 그다지 매력적인 조건은 아니었음에도 지난 9월 CB 공모 당시 500억원 모집에 총 2조5850억원이 몰렸다. 이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시가총액의 4배를 넘는 돈이다. 개인과 기관투자자의 청약경쟁률은 각각 79.78 대 1과 32.99대 1에 달했다. 그룹 계열사로 신용도도 높은데다 시내면세점 진출이라는 대형 호재에 투심이 쏠렸다. 시내면세점 진출이 신성장동력으로 기업가치 상승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란 기대감에 기관과 개인 할 것 없이 몰렸지만 이후 두달간 결과는 초라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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