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핸 난이도조절 성공?…사교육과 수능 난이도의 상관관계

최근 2~3년 '물수능'에도 월평균 사교육비 오히려 늘어수능 상대평가 탓 학원은 불가피[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6월·9월 모의평가가 쉬워서 '물수능'이 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어려웠어요."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어려운 문제가 영역별로 3~4개씩 출제되면서 수험생들의 체감난이도가 크게 올라갔다. 하지만 올해도 여전히 정부의 '쉬운 수능' 기조가 유지되면서 상위권 학생들의 정시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수능 난이도 논란이 벌어지는 이유다.13일 입시업체들에 따르면 올해 수능에서 전 영역 모두 1등급 커트라인은 지난해보다 2~4점가량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최악의 물수능' 논란이 있었던 만큼 난이도를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평가원에서는 다소 쉬웠던 6월과 9월 수능 모의평가 수준으로 출제했다고 밝혔지만 이에 적응했던 학생들에겐 상대적으로 어렵게 느껴졌다.수능이 치러질 때마다 난이도 수준을 두고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지적된다. 박근혜 정부 들어 교육당국은 사교육을 잡겠다는 명분 하에 '쉬운 수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실수 하나에 서울 소재 대학 합격 여부가 결정될 정도다. 지난해에는 자연계 수험생들이 치르는 수학B형에서 만점을 받아야만 1등급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출제돼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었다. 교육계에서는 과연 수능이 어느 정도 수준이어야 변별력을 주면서도 학습 부담을 줄이고 사교육까지 잡을 수 있느냐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하지만 쉬운 수능 기조가 유지됐던 최근 2~3년동안 사교육 참여율과 사교육비는 실제로 크게 줄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실은 역설적이다. 통계청 사교육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교 학생 사교육 참여율은 68.6%로 전년(68.8%)에 비해 1%도 감소하지 않았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2000원으로 오히려 전년도에 비해 3000원이 증가했다. 수능 난이도와 사교육 경감 정책의 실질적인 상관관계가 없는 것이다. 수능이 쉽다고 해서 학생들이 학원을 다니지 않는 것도 아니다. 수능이 상대평가인 탓에 다른 수험생보다 더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이 대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안성환 대진고등학교 교사는 "수능이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결국 석차를 매길 수밖에 없다"며 "좋은 '등수'를 받기 위해서는 문제 하나라도 더 익히기 위해서라도 학원을 다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능이 쉬워진다고 사교육을 유발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며 "사교육이 주범이라고 때려잡는 건 대입과정 자체를 교육이 아닌 정치로 본 것"이라고 덧붙였다.평가방식과 수업방식 달라 간극 잇기 위해서라도 학생들이 학원에 다닐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고교 수업은 과목별로 진행되는 반면 수능은 영역별로 치러져 학생들의 사고력을 평가한다"며 "학부모들은 학교 교육에서 배울 수 없는 부분은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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