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면세점, 동대문이 달아오른다

新 관광지 가능성·지역 균형 측면 부각SK네트웍스, 장기임차로 건물리스크 해소두산, 패션감각 남다른 동대문 터줏대감

케레스타 빌딩 투시도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연말 종료되는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의 새로운 사업자가 오는 주말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동대문 면세점' 설립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흥 관광지로서의 기능강화와 지역 균형발전 측면에서 면세점 입점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와 두산은 동대문에서 각각 케레스타 빌딩과 두산타워를 입지로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 참여했다. 동대문은 교통·지리적 이점과 다양한 쇼핑시설이 부각되며 지난 7월 신규면세점 입찰 당시에도 다수의 기업이 부지로 선정한 인기 지역이다. SK네트웍스와 두산타워 모두 유력 후보자로 꼽히며 "둘 중 한 곳은 된다"는 분위기도 형성된다. 동대문 면세점에 재도전하는 SK네트웍스는 앞선 신규 면세점 입찰 당시 '고배'의 원인이던 건물 문제에 대한 우려해소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당시 케레스타 빌딩은 SK네트웍스 소유가 아닌 임차건물이라는 점에서 안정적인 운영을 의심받으며 심사에서 감점요인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SK네트웍스는 케레스타 빌딩과 '30년' 장기임차 계약을 통해 향후 최적의 조건으로 장기간 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은 "SK네트웍스가 보유하고 있는 시내 건물들도 많지만, 우리나라 관광산업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역이 어디인지 주목해 수요자 관점에서 케레스타 빌딩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레스타가 가지는 종합 관광시설로서의 가치도 재평가 받는 분위기다. 특히 빌딩의 10~13층에는 면세점이, 아랫층에는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아웃렛이, 14층부터는 호텔이 조성될 예정이어서 쇼핑과 숙박이 원스톱으로 가능하다. 김억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건축학적으로 층별 공간이 정방형이고 층고가 높아야 쾌적한 쇼핑을 즐길 수 있다"면서 "케레스타 빌딩은 이 부분이 잘 반영돼 있고, 기둥이 벽면에 위치해 있어 쇼핑객들의 시야를 가리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주차장에서 10층까지 논스톱으로 연결되는 누드 엘리베이터 3대는 북한산을 바라보고 있어 관광지의 매력을 체험할 수 있는 심미적 가치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동대문 두산타워

SK네트웍스와 경쟁구도를 짠 두산은 20년에 가까운 두산타워 운영경험을 무기로 '동대문을 가장 잘 아는 기업'을 자처하고 있다. 두산타워는 지난 1998년 '한국형 패션 쇼핑몰' 모델을 성공적으로 제시하며, 동대문 상권의 고객 연령을 10대 젊은층까지 확대시킨 당사자다. GQ, 보그 등 유명 패션잡지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직접 발행인으로 참여, 해외 명품 브랜드와 직접 접촉해 왔다는 점 역시 장점이다. 신진 디자이너를 장기간 양성, 지원하며 신흥 패션브랜드의 요람 역할을 해 왔다는 점도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재 업무시설로 등록돼 있는 9층 이상의 상층부의 용도변경을 해야한다는 과제가 있지만, 상업지구로 분류된 동대문 지역에서는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게 두산 측 설명이다. 이밖에도 동대문의 터줏대감으로서의 '선관의무'를 다하겠다며 박용만 회장이 사재까지 내놔 출범시킨 '동대문미래창조재단'도 인근 상인들과 여론의 호응을 얻고 있다. 사재출연 등을 통해 오너인 박 회장이 적극적인 유치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요소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입찰 기업들의 주요 부지인 강남, 명동과 비교해 동대문이 상대적으로 입지적 명분이 있다"면서 "최근 중국인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신흥 관광지로서의 가능성도 조명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입찰에서는 반드시 두산과 SK 중 한 곳은 유치에 성공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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