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약속한 10월 끝나가는데…끝날 줄 모르는 경영권 다툼

신동빈, 순환출자 고리 해소·면세점 수성 등 굵직한 현안 산적한데 '고민'경영권 재점화 이후 일정 차질 불가피지난 21일 모친 입국…향후 롯데 경영권 분쟁에 어떤 영향 미칠지 변수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9월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그룹 순환출자 80% 해소 작업을 10월말까지 앞당겨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지분을 사들이고 태스크포스(TF)가 적극적으로 순환출자 해소 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다음달 말까지는 순환출자 80% 해소 작업을 마무리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이 순환출자 고리를 80% 해소하겠다고 밝힌 10월이 일주일여밖에 남지 않았다. 또 강한 수성 의지를 밝힌 면세점(서울 소공점ㆍ월드타워점 ) 특허 선정도 예상대로라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롯데그룹의 미래를 가를 수 있는 중대 과제를 앞둔 가운데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 회장간 경영권 분쟁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순환출자 고리 해소는 예정대로 이 달내 완료할 수 있다는 전망이지만 면세점 수성에는 상당한 차질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면세점 수성에 실패할 시 신 회장이 그린 원 롯데 구상도 괘도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런 가운데 지난 21일 신동주ㆍ동빈 형제의 모친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가 극비리 입국했다. 시게미쓰 여사는 방한 기간 동안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에 머물렀으며 신 회장을 제외하고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까지 참여한 가족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 편으로 알려진 시게미쓰 여사의 방한이 향후 홋데그룹 경영권 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숨가뿐 10월…순환출자 고리 80% 해소 가능할까=신 회장은 지난 8월26일 이봉철 롯데정책본부 지원실장(부사장)을 주축으로 한 지배구조개선 태스크포스(TF)팀을 출범시켰다. TF팀의 중점 추진과제는 호텔롯데 상장과 순환출자 해소, 지주회사 전환 등이다. 지배구조개선 TF팀은 최근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한 작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신 회장이 지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10월까지 순환출자 고리의 80%를 해소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는 당초 연말로 예정됐던 계획보다 두 달이나 앞선 것으로 경영투명성 강화를 위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TF팀은 장내ㆍ외 매매 등을 통한 순환출자 해소작업에 속도를 높였다. TF팀이 밤샘작업까지 할 정도로 신 회장이 약속한 일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8일 신 전 부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신 회장을 상대로 소송에 들어가면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됐다. 당초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의 공격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며 엮이지 않겠다는 전략을 고수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이 1라운드와 달리 조직적으로 움직이는데다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까지 공개하는 등 강공 전략으로 나서자 갈 길 바쁜 신 회장은 제대로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순환출자 고리 해소는 경영권 분쟁과 별개로 신 회장이 약속한 시간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 회장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시내면세점 수성에 경영권 분쟁 재발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롯데면세점 본점에 위치한 소공점과 잠실에 있는 월드타워점은 각각 오는 12월22일과 31일 특허가 만료된다. 신 회장은 지난 12일 롯데면세점 비전 선포식에 직접 참석해 세계 최고의 면세점을 만들 것임을 약속하며 강한 수성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계속되는 경영권 다툼에 반 롯데 정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대기업 피해소상공인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19일 "롯데그룹이 면세점 사업으로 얻은 자금으로 지역 골목상권을 침해해 수많은 소상공인의 삶의 터전을 빼앗고도 어떤 사회적 책임이나 상생경영을 외면하고 있다"며 롯데 면세점 특허권 연장을 반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 회장으로서는 면세점 수성이 잘못 될 경우 지배구조 개선 및 호텔롯데 상장 등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무조건 이뤄내야 하는 미션"이라며 "신 전 부회장의 공세로 롯데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어 고민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모친 한국와서 두 형제 중재?=두 형제간 다툼이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모친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가 두달여 만에 한국을 찾았다. 시장에서는 시게미쓰 여사가 형재의 중재를 위해 입국했다는 시각과 함께 신 회장이 SOS를 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신 회장 편으로 알려진 시게미쓰 여사는 지난 21일 입국한 이후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에 머물렀다. 신 전 부회장은 23일에는 일정까지 연기하며 서둘러 롯데호텔 34층으로 향했으며 누나인 신영자 이사장까지 참석한 가족회의가 열렸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 회장은 일본 일정 때문에 가족회의에는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족회의에서 나온 얘기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시게미쓰 여사가 두 형제간 중재를 위해 한국에 온 것이라면 분쟁을 끝낼 해법을 내놓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갈수록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협상의 여지는 적을 것이라는 것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일본은 자신이, 한국은 신 회장이 경영하는 것을 기본 입장으로 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2일 아시아경제 본사를 찾아 "소송의 목적도 원상복귀해 신 총괄회장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것"이라며 "일본은 예전처럼 내가 경영하고 한국은 신 회장이 맡아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롯데그룹 측은 신 전 부회장의 주장에 대해 "일본 롯데홀딩스가 99% 지분이 있는 상황에서 일본 경영을 하겠다는 것은 양국 롯데를 모두 갖겠다는 의미"라며 강력 반발했다.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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