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형 원주민', 양혜규 作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중국 상하이와 미국 시애틀에서 우리나라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전이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우리미술의 국제화를 위해 주상하이한국문화원과 시애틀미술관에서 각각 개최하는 '폐허에서'와 '장소의 패러독스'전이다. '폐허에서'전은 오는 22일부터 11월21일까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해외문화원을 연계한 전시로, 해외 주재 한국문화원에서 여는 미술전으로는 여섯 번째다. 중국 미술계에 국립현대미술관 레지던시 및 한국의 젊고 유망한 작가들을 소개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 전시에는 레지던시 입·출신 작가 중 한국 현대미술의 실험적이고 다양한 경향을 보여주는 김지은, 박승원, 박은하, 윤향로, 이우성, 이해민선, 정지현, 조혜진 등 여덟 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급속한 산업화, 도시화에 의해 변해버린 도시 풍광과 스마트폰의 보급 등으로 변화한 미디어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리고 각자의 방법론으로 폐허 이후의 삶과 예술을 작품으로 표현한다.시애틀미술관에서의 '장소의 패러독스'전은 오는 31일부터 내년 3월13일까지다. 이번 전시는 사진, 조각, 설치, 영상에 걸쳐 국내외적으로 이미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를 소개한다. 노순택, 양혜규, 이수경, 이용백, 임민욱, 정연두 등 여섯 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1960년대 초반부터 1970년대 초반 출생으로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과 국면들을 몸소 체험하면서, 작가 자신의 경험을 개인적 차원뿐만 아니라 공동체적 탐구로 확대하고 이를 현대미술의 실험성과 접목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노순택은 다큐멘터리 사진의 형식으로 분단 상황이라는 특수한 정치적 환경에 숨겨있는 권력의 실체와 그것을 모른 채 기만 당하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을 포착해 낸다. 이용백은 전쟁과 평화, 부처와 예수, 실재와 가상 등 다원화된 우리 시대의 사회 양상을 대조적으로 드러내고 질문하는 미디어 작업을, 임민욱은 기록된 사회적 혹은 역사적 사실 이면에 존재하는 드러난 적이 없는 상황의 모호함에 주목한다. 양혜규는 ‘살림’이라고 지칭되는 일상 속 사물들과 현상들을 개념적, 추상적으로 확장시켜 왔다. 이수경은 도자기, 경면주사 같이 전통적이고 동양적인 소재와 재료를 사용한다. 이것들에 번역, 이동, 재생 등의 개념을 부여함으로써 미적 개념이나 종교적 관념까지도 새롭게 구성하는 현대성을 제시한다. 정연두는 자신이 발견하고 대화한 사람들과 함께 그들이 짊어지고 있는 현실의 모순을 꿈과 희망의 언어로 새롭게 엮어사진, 영상, 퍼포먼스로 시각요소와 장면을 극대화한다.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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