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손선희 기자] 삼성전자가 국내 연구조직을 대규모 재편하는 것은 삼성그룹이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사업 재편을 통해 중복 사업을 막고 현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그림이다. 국내외 연구소들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중복되는 R&D 과제를 없애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단기 과제는 각 사업부문별 연구소가 맡고 중장기 과제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기초과학 분야는 종합기술원에서 '미래기술육성사업' 등 외부로 맡기고 있는 추세다. ◆美 실리콘밸리, 삼성전자 R&D의 핵심 요충지로 급부상=삼성전자는 올해 미국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신사옥을 설립하고 총 17개에 달하는 연구소들을 한 곳으로 끌어 모았다. 실리콘밸리 연구소의 역할도 국내 연구소 지원에서 '미국판 삼성종합기술원'으로 역할이 재정립됐다. 여기에는 실리콘밸리에서 얻은 성과가 컸다. 현지 고급 인력들을 꾸준히 흡수하고 벤처 및 스타트업의 기술들을 확보하면서 실리콘밸리 연구소에서 내 놓은 서비스들이 주목 받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가 미국 주요 IT 회사에 공급되고 미국 국방부 인증을 통과하는 등 주요 성과를 내기 시작한 점과 실리콘밸리에서 개발된 무료 음악서비스 '밀크'가 큰 인기를 얻으며 경영진들의 관심도 실리콘밸리 연구소에 집중됐다. 최근 세계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스마트워치 '기어S2'의 베젤 디자인 등도 싱크탱크팀(TTT)을 비롯한 실리콘밸리 연구소들의 성과 중 하나다. ◆DMC 연구소 등 국내 연구 인력 대부분 현장배치=실리콘밸리의 역할에 무게가 실리면서, 국내 연구조직의 역할에 대한 경영진의 고민도 깊어졌다. 국내 연구조직은 미래 신기술 개발을 위한 장기 과제보다 사실상 각 사업부의 신제품 개발에 따라 필요한 기술을 주문 받아 개발하는 1~2년 단위의 단기 프로젝트 업무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각 사업부 소속 연구개발 인력과의 업무가 중복되는 일도 많아졌다.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 된 것이다.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손을 댄 국내 R&D 조직은 소프트웨어, 콘텐츠 개발을 맡던 모바일솔루션센터(MSC)다. 지난해 말 국내 MSC는 해체 수순을 밟고 기능 대부분을 모바일솔루션센터아메리카(MSCA)로 옮겼다. DMC 연구소의 인력들도 현장으로 배치되고 있다. 이미 상당수 인력들이 IT모바일(IM) 부문과 소비자가전(CE) 부문 산하 연구소로 자리를 옮겼고 일부 인력들은 실리콘밸리의 SRA로 이동했다. 이달 말까지 R&D 조직개편이 마무리 되면 DMC 연구소는 종전 2000여명에서 최소 300여명까지 줄어들게 된다. ◆기초과학 연구, '미래기술육성사업' 등 외부에 맡겨=종합기술원 역시 지금보다 규모가 더 축소된다. 지난 2010년 종합기술원은 연구원 1600여명을 확보한 국내 최대 민간 연구소로 손꼽혔지만 지난해부터 연구원들의 현장 배치가 시작되며 현재 100~200명으로 조직이 축소된 상황이다. 향후 종기원은 연구 과제 보다는 외부 기관과의 협업에 주력하게 될 전망이다. 종기원이 진행하던 기초과학 연구는 '미래기술육성사업' 등을 진행하며 학계를 비롯한 외부에 맡긴다. 2013년부터 삼성은 기초과학ㆍ소재ㆍ정보통신기술(ICT) 등 세 분야에 대해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을 통해 10년 동안 총 1조5000억원을 출연해 미래기술을 육성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138개 과제를 선정해 연구비를 지원했고, 이 중 우수한 성과를 거둔 연구진에 대해서는 후속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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