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시내 면세점 놓고 SK·롯데·두산·신세계 혈투…2라운드 본격 스타트[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시내면세점 전쟁 2라운드가 시작됐다. 일찌감치 비전을 밝힌 신세계에 이어 롯데와 두산도 12일 각각 청사진을 제시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세계 1위면세점, 상생형 모델 등을 밝히며 시내면세점에 대한 각별한 애착을 보였다. SK네트웍스도 조만간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13일 관세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3년 개정 관세법은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10년 주기로 자동 갱신됐던 시내면세점 사업자의 특허권을 5년마다 신규업체와의 경쟁입찰을 거쳐 갱신하도록 했다. 이 법안이 적용된 첫 사례는 2013년 12월 롯데의 부산면세점이었다. 이어 지난해 신라의 장충동 시내면세점과 제주 시내면세점도 적용됐다. 이들 면세점은 무난하게 특허권을 연장했다. 다음으로는 2015년 11~12월 SK 워커힐점(11월26일 만료), 롯데 본점(12월22일 만료), 롯데월드점(12월31일 만료), 신세계 부산점(12월15일) 등의 특허권이 만료된다. 이들 특허권 4개에 대한 경쟁입찰 신청은 2015년 9월 25일에 마감된 상황이며, 각각의 특허권별로 2~4개 기업들이 쟁탈경쟁을 벌이고 있다이번 면세점 입찰에 뛰어든 기업들도 속속 카드를 내놓고 있다. 신 회장은 12일 인천 운서동 롯데면세점 통합물류센터에서 열린 '롯데면세점 비전선포식'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35년간 쉬지 않고 달려온 결과 세계 3위 면세사업자로 성장했다"면서 "2020년까지 세계 1위를 달성해 서비스업의 삼성전자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면세점으로서 성장에만 집중하지 않고 사회적 책임을 다 할 것"이라면서 "오는 2020년까지 5년간 1500억원의 상생기금을 바탕으로 창조경제와 나눔문화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면세사업 특허 수성을 그룹의 핵심 과제로 꼽고있다. 지난해 두 면세점의 매출 합계는 2조4853억원으로 전체매출의 절반을 넘어선다. 또한 한국 롯데그룹의 실질적지주회사인 호텔롯데 이익의 85% 가량이 롯데면세점에서 발생한다. 수성에 실패할 경우 신동빈 회장이 지배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제시한 호텔롯데 상장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도 같은 날 면세점 청사진을 제시했다. 동현수 두산 사장은 이날 동대문 두산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업자로 선정되면 내년 6월 면세점을 오픈, 첫 해 매출 5000억을 전망한다"면서 "2년차에 1조원대의 매출, 5년 간 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지향점은 '상생형' 면세점이다. 그는 "면세점 사업에서 발생하는 영업이익의 최소 10%를 순수한 기금으로 사회에 환원하고 별도 재원을 들여 중소ㆍ중견기업을 지원할 것"이라면서 "전체 면적의 40%를 국내 브랜드로 채우는 등 상생 면세점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특허를 잃는 사업장에서 이탈할 인력도 흡수할 계획이다. 동 사장은 "인력은 기존 관련 인력을 최대한 흡수할 것"이라면서 "면세사업부 직원 전원을 정규직화하고 소외ㆍ취약계층을 10% 이상 채용, 청년 고용비율 46%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신세계그룹이 서울 시내면세점 운영을 위해 설립한 신세계디에프는 지난 6일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한류 콘텐츠를 활용해 서울 중구 명동과 남대문 지역의 관광 산업을 발전시킨다는 내용이 골자다. 서울 시내 면세점 시장 진출을 위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이재현 CJ회장이 손을 잡은 것이다. 신세계디에프와 CJ E&M은 명동과 남대문을 잇는 1km 구간에 터치스크린이 있는 '미디어폴'을 약 30대 설치하기로 했다. 관광객들은 이 미디어폴을 통해 남대문시장 등 주변 관광 정보를 얻고 한류 스타들의 영상과 사진 등을 볼 수 있게 된다. 신세계디에프는 서울 시내 면세점 입지 후보인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남대문시장을 연계한 관광 코스를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SK네트웍스의 경우 최근 경영 일선에 복귀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카 라이프, 패션과 함께 면세점을 3대 그룹 신성장 사업으로 내세운만큼 공격적인 복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 회장이 평창올림픽 지원, 전역연기 장병 특별채용 등 정부정책에 적극적으로 화답한 것도 면세점 특허권 확보를 위한 행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BYELINE>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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