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이미지센서 사업 분사 이유는?…'삼성 때문'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디지털카메라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소니가 해당 사업부를 분사하기로 결정하며 그 배경에 전자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TV, PC, AV 사업부는 모두 소니가 고전하던 사업이지만 이미지센서는 소니의 캐시 카우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전자업계는 소니의 이미지센서 사업 분사의 이유로 삼성전자를 지목하고 나섰다. 아직 점유율 차이는 크지만 삼성전자가 기술력에서 이미 소니를 넘어선 만큼 이미지센서 사업까지 잃을 순 없다는 소니의 절박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12일 시장조사업체 IHS는 소니의 이미지센서 사업 분사의 주요인 중 하나가 삼성전자에 기술경쟁력을 추월당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미지센서 시장은 소니천하다. 소니는 자사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시작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까지 영역을 넓혀 왔다. 시장점유율은 독보적이다. 소니는 지난해 매출기준 39.5%의 점유율로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분기 점유율은 42%를 넘어섰다. 반면 삼성전자는 15%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거의 3배에 가까운 차이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기술력에서 앞서가면서 소니가 긴장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크기가 1마이크로미터(㎛) 크기의 1600만 화소 이미지센서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소니 역시 1㎛ 이미지센서를 개발 중이지만 아직 양산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소니는 이미지센서를 활용한 새로운 시장 개척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소니는 최근 차량용 이미지센서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이미 이 시장은 전력 반도체를 주업으로 하던 온세미컨덕터가 지난해 이미지센서 업체 앱티나를 인수한 뒤 장악하고 있다.IHS는 보고서를 통해 "이미지센서 시장은 급격한 기술과 시장의 변화를 겪고 있지만 소니는 세계 1위라는 위치에도 불구하고 새 기술과 시장에 적절한 대응을 못하고 있다"면서 "점유율 격차로는 3배 가까이 나는 삼성전자가 기술력에서 소니를 따라잡으면서 소니의 위기 의식을 자극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니 경영진은 현재 구조로는 이미지센서 사업에서 신속한 시장 대응 자체가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분사를 통해 투자 의사 결정 구조를 단순화 하고 적기에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재계는 소니가 위기를 먼저 진단하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 과감하게 사업재편을 하는 모습을 두고 삼성그룹의 '위기경영'과 흡사하다는 평이다. 사업이 잘 되고 있다 해도 경쟁 여건을 면밀히 살펴 필요한 경우 신속하게 사업재편을 하는 모습과 닮아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때 세계 TV 시장을 호령하던 소니가 삼성전자에 1위 자리를 넘겨줬듯이 이미지센서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에 기술력을 따라잡히자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제 위기가 찾아오기전 과감하게 사업재편에 나선 소니의 행보를 국내 재계도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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