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인 한가위 연휴가 시작됐다. 올해 추석 연휴에는 지난해보다 8.8% 많은 3199만명이 고향을 찾을 것이라고 한다. 풍성한 수확의 계절에 이뤄지는 가족의 재회는 온갖 경제난으로 커진 시름을 덜 모처럼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정부와 정치권 역시 이번 추석연휴를 민생의 현실을 돌아보고 경제활성화 해법을 찾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시장 상인이나 유권자들을 만나 보여주기식의 악수만 할 게 아니라 '바닥 민심'과 '서민의 속내'를 샅샅이 파악해 정책에 담아내는 달라진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정부 정책당국자와 정치인들이 민심에 귀를 기울일 이유는 한둘이 아니다. '미친 전세'라는 말이 나돌 만큼 폭등하는 전셋값 때문에 중산ㆍ서민층은 고통이 극심하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한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로 침체됐던 소비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부분적인 현상이다. 사정이 이렇지만 정치권의 신경은 온통 콩밭에 가 있는 듯하다. 내년 총선을 겨냥해 선거구 획정과 선거방식을 놓고 연일 다투고 있다. 나라 밖의 여건은 혼돈의 연속이다. 중국의 경제 부진과 신흥국 위기 등으로 수출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독일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이 세계 경제를 흔들고 있다. 유럽의 경제대국 독일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이 이번 스캔들로 치명타를 받는다면 그 여파가 우리의 수출에도 미칠 수 있다. 미국 금리 인하도 기다린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번 연휴를 그간의 정책을 재점검하고 올해 하반기와 내년의 정책방향을 설정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최근 일부 경제지표의 개선이 자칫 착시를 낳기 쉽기에 더욱 그렇다. 추석을 앞두고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 농축수산물 매장의 매출이 모두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한다. 해외여행객도 크게 늘었다. 추석 연휴 동안 해외로 나가는 사람이 하루 평균 7만여명으로 역대 최대에 이를 것이란 예상이다. 과연 우리 경제가 좋아졌는가. 답은 아니다에 가깝다. 수출은 뒷걸음질을 치고, 올해와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는 계속 낮아져 2%를 자신하지 못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경제구조 개혁과 규제혁파도 속도를 내지 못한다. 정부 당국자와 정치인들은 연휴 기간 동안 민심의 솔직한 소리에 귀를 열고 바닥까지 내려가 민생의 현실을 몸으로 느껴봐야 한다. 그렇게 각계각층으로부터 수렴한 의견을 바탕으로 어떻게 경제를 살리고 민생의 고달픔을 덜어줄 것인지, 정책의 우선순위는 어디에 둘 것인지 깊이 고민하기 바란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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