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강력 범죄가 늘어나면서 주택에 범죄 예방 설계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서윤기 서울시의원 등 12명의 시의원들은 “아동이나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의 발생 증가로 안전한 주거 환경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범죄 예방 환경 설계를 적용하는 내용의 주택조례 개정안을 최근 발의했다. 개정안을 보면, 서울시가 주택정책을 수립·추진할 때 범죄 예방 환경 설계를 적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의무를 부여했다. 또 시민이나 주택사업자에게도 범죄 예방 환경 설계의 적용을 고려하도록 했다. 그 뿐 아니라 서울시가 사회복지기금으로 민간 임대주택 사업을 지원하는 조건에 범죄 예방 환경 설계를 추가했다. 주택사업자나 주택 단체의 조사·연구 지원 조건도 마찬가지다. 서 의원은 “창문만 덜컹거려도 깜짝 놀라곤 한다는 1인가구 주택에 특히 초점을 맞춘 개정안”이라며 “지금까지는 안전 설계에 대한 고민 없이 수요와 공급에 따라 집을 지어왔다면 앞으로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정책적으로 안전에 대한 배려를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서초구는 지난 7월부터 여성의 관점에서 안전한 아파트를 짓기 위한 ‘여행(女幸) 아파트 가이드라인'을 시행하고 있다. 주차장 내 보행로를 넓게 확보하고 자연채광이 되게 해 개방성을 높이는 등 내용이다. 사각지대에는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엘리베이터 내부가 보이도록 유리문을 만들도록 했다.건설업계에서는 한국셉테드학회의 범죄 예방 설계 '셉테드(CPTED)' 인증이 늘고 있다. 아파트 놀이터 주변에 낮은 나무를 심어 시야를 확보하고 지하주차장의 여성 전용 주차공간을 출입문에 가깝게 배치하거나 가스배관을 미끄러운 재질로 만들어 오를 수 없게 하는 등 범죄에 취약한 환경을 사전에 없애는 것이다.현대건설이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 당진 2차’는 당진시에 있는 아파트 중 처음으로 셉테드 인증을 획득할 예정이다. 각 동 출입 현관과 지하주차장, 놀이터 등에 CCTV를 설치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한다. 개별 세대 현관 앞에도 카메라를 설치해 거동이 수상한 사람의 접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대우건설은 ‘파이브존 시큐리티 시스템’을 개발해 최근 분양 단지에 적용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를 안과 밖, 엘리베이터, 세대 현관과 내부 등 5개 구역으로 나눠 단계별로 보안을 체계화했다. 사각지역에 200만 화소의 CCTV를 설치해 사람 얼굴과 차량 번호판을 식별하고, 적외선 기능을 추가해 야간에도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또 스마트 도어 카메라를 설치해 일정거리에 사람이 접근하면 자동으로 사진이 찍히도록 한다. 사진은 스마트폰을 통해서 확인이 가능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자녀 교육과 함께 안전이 아파트 선택의 주된 기준이기 때문에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설계의 중요성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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