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기획-W리더십이 경제 살린다 ③-구인기준 대부분 40세 미만으로 나이에 걸려 재취업 어려워-제빵·마트 등 단순기술직이나 계약직으로 일할 곳도 제한적-어렵사리 취업 성공해도 월급 반토막…일자리의 질 높여야
▲여의도 LG트윈타워 내 직장 어린이집. 출근시간에 자녀를 맡기는 워킹맘이 아침 이른 시간 서둘러 어린이집으로 들어서고 있다.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김모(53)씨는 출산 후 아이들이 초·중학생이 되면서 40세가 되던 해 결국 17년간 일했던 KT를 그만 뒀다. 재취업을 위해 2012년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해 올 A+를 받고 수석 졸업했지만 나이 '50대'라는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차선택으로 알아본 회계경리쪽도 만만치 않았다. 김씨는 "경리회계의 경력과 업무 수행 능력, 경력단절 기간 동안의 활동사항, 취업의지 등을 꼼꼼히 적어 보냈지만 이력서 수신확인조차 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고 떠올렸다. 김씨는 간신히 한 중소기업체 경리회계 부서에서 근무 중이다.#프랑스 유학까지 다녀왔던 전모(57)씨는 자녀 양육문제로 방송작가 활동을 포기했다. 그가 다시 일을 시작한 건 아들이 취업하면서부터다. 쉰이 넘는 나이에 다시 방송계에 재취직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결국 전씨는 프랑스 유학시절 익혔던 제빵기술을 활용해 이동판매대에서 타르트와 파이를 판매하고 있다. 육아부담에서 벗어나 다시 직장으로 돌아온 경력단절여성을 일컬어 '리턴맘(Return Mom)'이라고 한다. 결혼ㆍ출산ㆍ육아로 퇴직했다가 재취업에 성공해 제2의 워킹맘으로 사는 여성들이다. 그러나 리턴맘이 되는 이들은 극소수다. 재취업 자리도 없거니와 '나이'와 '애엄마'라는 편견이 재취업을 가로막는다.
▲2014년 실시했던 경력단절 여성박람회(사진=아시아경제DB)
◆경단녀, 돌아오니 40대…구인업체 "나이가 많네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5~54세 기혼 여성 956만1000명 중 경력단절 여성은 197만 7000명이다. 기혼여성 5명 중 1명은 출산과 육아로 직장을 그만둔 셈이다. 이렇다보니 여성의 경제활동 주기 곡선은 20대 64%의 취업률을 보이다가 출산ㆍ육아기를 기점으로 뚝 떨어진다.문제는 경력단절 이후 재취업할 수 있는 곳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특히 40~50대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곳은 대부분 제빵, 미용 등 단순기술직이거나 마트, 패스트푸드 등 계약직에 그친다. 정부가 경력단절여성 취업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이하 새일센터) 내 구인정보를 보면 대부분 40세 미만이다. 새일센터 관계자는 "여러 기관에서 들어온 구인 기준은 하나같이 40세 미만"이라고 했다.◆재취업해도 월급은 '반토막'어렵사리 재취업에 성공해도 고용의 질까지 보장받을 순 없다. 경력단절 경험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분야가 제한적인데다가 임금이 반토막나는 것은 감수해야한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전국 25~59세의 결혼ㆍ임신 또는 출산경험이 있는 여성 58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경력단절 경험여성들은 경력비단절 여성에 비해 월급이 평균 55만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없이 사회생활한 여성은 월평균 204만4000원을 받는 반면 경력단절 경험여성들은 이의 73% 수준인 149만6000원에 그친 것. 경력단절여성이 재취업시 희망하는 월 임금은 175만원(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이다.
▲경력단절녀 희망월급(표=아시아경제DB)
◆"질적 만족도 높여주고 따뜻한 격려도 필요" 경력단절 여성이 재취업 후 다시 일을 그만 두는 경우도 많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4회계연도 재정사업 성과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새일센터를 통해 2009~2013년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받은 여성 88만5000명 중 51만7000명이 취업에 성공했으나 이들 중 67.1%(2012년 기준)는 1년 이내 퇴사했다.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새일센터에서 재취업 성공률 등 성과위주로 취업을 연계하기보다는 월평금 임금과 같은 재취업 일자리의 질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리스타트(Restart)한 리턴맘들이 일자리를 유지(Retain)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위한 따뜻한 격려도 필요하다.최근 6살, 4살 난 두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은행 계약직 근무를 시작한 추모(33)씨는 "상사로부터 애낳고 와서 감이 떨어졌냐며 차별적인 말을 듣고 퇴근길 내내 울었다"며 "힘겹게 다시 일을 시작한 만큼 편견보다는 애정어린 시각으로 바라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한국여성정책연구원 관계자는 "경단녀는 상당기간 비취업 상태로 지낸 후 이뤄지기 때문에 본인이 최대한 원하는 곳으로 재취업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새일센터 사업과 고용노동부의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의 적극적인 연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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