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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 직장인 김인수씨(40)는 최근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으러 갔다가 창구 직원에게 '비거치식 분할상환'을 권유받았다. 비거치식으로 대출을 받을 경우 당장 다음달 부터 빚을 갚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대출이자는 거치식으로 할때보다 0.3%포인트가 더 낮았다. 김씨는 "2억원을 비거치식으로 대출받아 원금균등방식으로 15년간 갚을 경우 연 이자가 2.6%로 낮아져 총 이자는 3921만원인데, 3년거치 12년 분할상환은 연 2.9%의 금리를 적용받아 이자만 5244만원이 넘는다"며 "이자만 보면 분명 비거치식이 매력적이지만 당장 원금을 갚는게 부담스러워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비거치식 분할상환(원리금 균등상환) 주담대 상품의 금리 우대 폭을 확대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시중은행에 가계부채 대책의 취지를 고려해 지금부터라도 가능한 만기 일시상환 위주의 주택대출 영업을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쪽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청한데 따른 조치다.9일 시중은행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비거치식 분할상환 주담대 고객의 금리 우대혜택을 0.3%포인트로 확대했다. 이 은행은 그동안 분할상환 주담대 가입 고객에게 0.1%포인트의 금리를 우대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에 미리 대응하자는 차원에서 비거치식 분할상환에 우대폭을 확대했다"며 "미국의 금리인상 예고 등으로 글로벌 금융환경이 불안해지고 있어 고객들에게 비거치식 및 고정금리 상품을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KB국민은행은 최저 2.75%(아파트형, 5년 고정금리)의 주담대 고정금리 상품을 내놨다. 이는 비거치식 분할상환시 적용되는 금리다. 이 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대출을 타은행에 비해 경쟁력 있는 금리로 판매중"이라며 "금리를 낮춘 고정금리형 주담대에 비거치식 장기분할 상환대출 우대이율도 적용하며 비거치식 분할상환 가입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 NH농협은행 역시 영업점에 비거치식 분할상환 상품을 중심으로 주담대 영업을 집중할 것을 권고하며 금리우대 혜택을 0.2%포인트로 늘렸다. 은행들이 이처럼 비거치식 분할상환 주담대의 금리우대 혜택을 높인 것은 정부가 내년부터 거치기간을 1년으로 줄이며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높일 것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2017년말까지 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비중을 45%로 확대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시중은행들이 비거치식 분할상환 상품의 판매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대출 창구에서 비거치식 분할상환에 우대 혜택을 설명하며 가입을 권고해도 소비자들의 관심이 그리 크지 않다"며 "금리 우대에도 불구하고 사업자금이나 생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담대를 받는 고객 중에는 거치식 분할상환 상품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취급된 주담대 45조4000억원 중 41.2%가 생활비나 사업자금, 빚 상환 등에 사용됐다. 이들 대부분이 거치식 분할상환으로 이자만 내다가 거치기간이 끝나면 새로운 대출상품으로 갈아타는 방식으로 빚을 갚아나가고 있다는 게 은행권 진단이다.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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