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투자비중 낮춘 '홍콩 부호' 리카싱 선견지명

리카싱(李嘉誠) 청쿵(長江)그룹 회장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중국발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로 전 세계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발을 빼고 있는 가운데, 홍콩 최고 부호인 리카싱(李嘉誠) 청쿵(長江)그룹 회장의 투자회수 타이밍이 화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 회장이 지난 2011년부터 중국에 대한 투자를 점진적으로 줄이며 유럽으로 자연스레 핵심 투자지역을 바꿨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 회장은 청쿵그룹과 산하의 통신그룹 허치슨 왐포아를 활용, 유럽에 투자해왔다. 지난 18개월간 ▲영국의 2위 이동통신사인 O2 인수 ▲영국 철도그룹인 에버숄트 레일그룹 인수 ▲네덜란드 드럭스토어 체인인 덕스(Dirx) 인수 ▲허치슨 왐포아의 이탈리아 자회사와 경쟁 통신사인 '윈드' 합병 등을 진행하며 유럽지역에 200억달러를 투자했다. 리 회장의 자산 목록에서 유럽지역의 투자 비중은 부쩍 늘었다. 지난 2011년 24%에 불과했던 유럽 투자비중은 지난해 42%로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중국 투자비중은 38%에서 30%로 감소했다. WSJ는 리 회장 측근을 인용, 투자비중 변화는 중국시장 붐이 끝물에 다다랐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라고 전했다. 리 회장은 그동안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던 유럽이 이제는 중국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줄 투자처로 바뀌었다는 믿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 회장이 중국을 등지고 유럽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신호는 이미 올해 초부터 포착했다. 지난 1월 청쿵그룹의 사업구조를 개편하면서 신규 지주법인을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케이맨제도에 등록한 것이다. WSJ는 리 회장의 선도적인 움직임이 마치 예언자처럼 보이지만, 실은 유로화 약세로 인해 유럽에 있는 자산이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싸면서도 꾸준한 실적을 보여준 데 따른 판단이라고 전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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