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원외재판부 설치해야'… 인천시민 10만명 서명

유정복 시장, 법원행정처장 만나 협조 요청…'인구수·교통여건·항소사건 급증 등 여건 충분'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시민 10만여명이 서울고등법원 원외재판부 유치 서명에 동참했다. 인천시는 인천의 위상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시민들과 함께 사법서비스 개선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인천지방변호사회와 인천사랑운동시민연합회 등 지역 7개 시민단체는 서울고법 원외재판부를 인천에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의 시민 10만명의 서명을 받아 3일 인천시에 전달했다. 이들은 지난 7월부터 지역 곳곳에서 원외재판부 유치 홍보 및 시민 서명운동을 펼쳐 총 10만507명의 서명을 받았다. 원외재판부는 고등법원이 담당해야 할 항소심사건을 지역 내 지방법원에 설치·운영하는 재판부를 의미한다. 인천에는 민·형사 합의부 항소심 재판을 담당하는 고등법원이 없어 항소심 재판을 받으려면 1∼2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는 서초동 서울고법까지 가야 한다. 인천지법이 관할하고 있는 경기도 김포·부천시 인구를 합하면 420만명이 이같은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지역 정치권과 변호사회를 중심으로 서울고법 원외재판부를 인천에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연옥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집행위원장은 "420만명인 인천지법 관할 인구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전주(187만명), 춘천(155만명), 청주(158만명)에도 원외재판부가 설치돼 있다"며 "대법원은 인구수와 고법항소건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시민서명부를 전달받은 유정복 시장은 "지금껏 법원을 포함한 공공기관 등이 서울 중심으로 편재되고, 인천은 수도권 외곽도시로 소외된 채 여러가지 불편을 당연한 것으로 인식해왔다"며 "이제라도 인천시민의 권리를 하나씩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인천시는 이날 시민서명부와 시 건의문 등을 법원행정처에 전달했다. 또 유정복 시장이 직접 박병대 법원행정처장을 만나 "인천원외재판부 설치에 대한 시민들의 열의가 매우 크다"며 "대법원 규칙 개정 등을 거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인천시와 시민사회는 인구수나 교통여건, 항소사건 수 등을 고려할 때 고법 원외재판부 설치에 필요한 여건이 갖춰져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재판부 공간 확보도 충분하다는 판단이다.내년 3월 남구에 있는 옛 인천지법 터에 인천가정법원과 광역등기국이 신설됨에 따라 현재 가사재판부와 등기과가 사용하는 인천지법 내 공간을 고법 원외재판부로 활용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한편 인천시가 인천발전연구원에 정책과제로 의뢰한 ‘인천 원외재판부 설치 및 타당성 연구’ 용역에 따르면 최근 5년(2009~2013년)간 인천지법에서 발생한 항소사건은 총 9069건이다. 고법 원외재판부가 있는 경남 창원(5295건), 전북 전주(3839건), 충북 청주(2941건), 강원 춘천(2864건), 제주(1200건) 등 5개 지역보다 3700~7800여건이 더 많다. 2013년만해도 인천의 항소 건수는 1910건으로 제주(248건), 춘천(636건), 청주(652건)와 비교도 안된다.또 서울고법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는 데 드는 사회적 비용이 18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발연은 항소심 한 건당 소송당사자 4명이 재판에 3차례 참석한다고 가정해 서울고법까지 가는 평균거리에 따른 교통비, 재판소요시간에 따른 인건비 손실액등 기회비용, 서울지역 변호사와의 법률상담 및 선임확률 등을 합산해 연간 18억6500만원으로 추산했다. 옹진군 섬지역 주민의 해상교통 이용 비용과 소요시간 등을 추가하면 사회적비용은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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