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하반기 부활' 신호가 왔다

국내 호조에 이어 해외시장 청신호…美·인도서 최다 판매·中서도 반등개별소비세 인하·신차 효과로 실적개선…증권가 영업익 추정치 상향노조, 단체협약 결렬 선언에 파업 수순·임금피크제 반발 등 최대 걸림돌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현대기아차가 8월 실적 호조를 나타내며 상반기 부진의 늪에서 탈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산 노사이슈가 발목을 잡고 있어 변수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8월 내수 실적이 큰폭으로 증가한 데 이어 신차 효과와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에 힘입어 올 하반기 내수 판매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8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한 5만1098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는 4만1740대를 판매해 15.9% 늘었다. 9월 아반떼와 스포티지 출시로 신차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개별소비세 인하로 내수 판매 증가세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별소비세 한시 인하로 현대기아차 내수 판매는 4분기에만 각각 5만대, 3만6000대 추가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신차 효과와 개별소비세 인하로 올해 하반기 현대기아차의 내수판매는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8월 실적이 호조를 보이며 하반기 턴어라운드에 청신호가 켜졌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13만909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수치로, 역대 8월 중 최다 판매다. 현대차는 8월 인도 내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4만505대를 기록하며 인도 진출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현대차가 1998년 인도에 진출한 이후 월간 판매량이 4만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주에서도 호실적을 냈다. 현대차는 8월 호주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한 9505대를 판매했다. 1~8월 누적 판매는 6만8115대로 2.4% 증가했다. 8월까지 누적판매 기준으로 현대차는 1986년 호출 진출 이후 사상 처음으로 호주시장 2위에 올랐다. 기아차 역시 8월 호주 판매가 50% 증가하며 강세를 보였다. 우려하던 중국 시장에서도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중국시장에서 9만6154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월에 비해 26.6% 감소한 수치지만 전월 대비로는 14.2% 증가해 3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하던 월별 판매가 5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8월 실적 낭보가 이어지면서 증권가는 현대기아차의 하반기 영업이익 추정치 상향 조정에 나서는 등 하반기 실적 개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정관 연구원은 "신차 효과, 내수판매 증가, 원화 약세 등을 고려해 현대기아차의 올 하반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대비 각각 2.9%, 8.6% 상향한 3조7690억원과 1조3530억원으로 추정한다"면서 "3분기 실적 시즌이 다가올수록 현대기아차에 대한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모처럼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며 하반기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노사 이슈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27일 22차 임단협에서 회사가 아무런 제시안을 내놓지 않자 협상 결렬을 선언했으며 지난 1일에는 울산공장 문화회관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발생을 결의한 뒤 곧바로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했다. 오는 9일에는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돌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갈 경우 4년 연속 파업을 벌이게 되는 셈이다. 노조는 그룹의 임금피크제 도입에도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현대기아차그룹 산하 사업장 19개 노조 연대회의에서 임금피크제 도입방침에 공동 대응키로 결정하고 오는 7일 울산공장에서 임금피크제 반대를 결의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국내 공장은 생산성은 낮은 반면, 인건비 상승은 지속되면서 제조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고 있다"면서 "반등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노조의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