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연일 급락하면서 크게 요동치고 있다. 무엇보다 전격적인 위안화 평가 절하 등 중국발 쇼크의 직격탄을 맞은 결과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고조 등 다른 대외 요인들과 우리 경제 내부의 취약성도 작용했다. 한국경제에 대한 총체적 불안감이 증시의 동요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세계경제 9월 위기설'이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긴박한 국면이다. 어느 때보다 비상한 긴장감이 필요한 때다. 어제 증시는 '패닉'에 가까운 상황을 연출했다. 코스닥지수는 장중 한때 7% 가깝게 폭락한 끝에 4% 넘게 떨어졌다. 전날에도 3% 이상 하락하는 등 급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올 들어 코스닥 성장을 이끈 주식들이 과도하게 평가됐다는 우려가 있었던 만큼 조정을 받는 측면도 있지만 중국발 충격파가 큰 탓이었다. 코스피지수도 최근 9거래일 중 하루를 빼고는 모두 하락했다. 외국인 자금의 이탈 규모도 계속 커지고 있다. 최근 증시의 불안은 변동성이 매우 심한 우리 증시의 취약성 탓도 있지만 한국경제의 불안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대외-국내 요인, 구조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 등이 함께 작용한 결과다. 증시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중국발 경제 위기 경보인 것은 물론이다. 대중국 수출 비중이 25%에 이르는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그만큼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 증시의 동요는 중국 쇼크를 넘어서 더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력 산업의 경쟁력 약화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약점도 한 요인일 것이다.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신흥국 경제가 추락할 우려가 커지면서 '9월 위기'가 실제로 닥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은 유난히 한국경제에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는 양상이다. 여기에 믿음직한 경제운용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최경환 경제팀에 대한 신뢰의 부족 탓도 작지 않을 듯하다. 우리 증시의 불안은 투자자들이 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느냐를 보여주는 한 신호라고 할 수 있다. 경제에 대해 철저하게 자기점검 하되 지금 필요한 것은 낙관론도 비관론도 아니다. "위안화 평가 절하가 우리 경제에 별 악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한 경제팀 수장의 안이한 낙관론도, 불안이 불안을 낳게 하는 식의 지나친 비관론도 금물이다. 증시가 보내는 신호를 잘 읽고 설령 9월 위기가 오더라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비상대책을 강구하는 등 과감하면서도 냉철한 위기관리 능력이 필요하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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