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왕 선발 대회와 여행 후기 공모 통해 창의적인 조직 위해 공무원 재충전에 큰 의미 둬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책을 읽으면 생각의 품격이 높아지고 다양한 삶을 접할 수 있다. 독서를 통해 직무역량을 강화하고 사고의 폭을 넓혀 이해와 배려하는 마음으로 구민들에게 고품격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박홍섭 마포구청장(사진)이 아시아경제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공무원 대상 독서왕 선발대회와 여행 후기 공모전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올해는 특히 메르스 여파로 지역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서 정부 차원에서 여행을 독려하고 있는 추세여서 휴가철을 맞아 독서 분위기를 한층 강화시켜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박 구청장은 바쁜 구정 활동 중에도 틈틈이 독서를 즐기는 독서애호가로 마포구 조직 내에 독서문화 정착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쳐 왔다. 전문성과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공무원상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박 구청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마포 독서왕 선발대회’는 2013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총 15명의 독서왕을 뽑았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독후감을 공모해 도서관 관계자 등 외부전문가들이 심사를 한다. 올해 상반기 최우수 수상자는 도시경관과 양승열 팀장이 선정됐다. 양 팀장의 집어든 책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다. 한 도시의 주민 거의 모두가 집단적 실명에 걸리게 되고, 그에 따라서 빠른 속도로 붕괴되는 사회의 모습을 묘사한 소설이다. 양 팀장은 독후감에서‘ 눈먼 사람들이 양떼처럼 몰려오고 있었다. 물에 빠진 사람처럼 필사적으로 공중에 두 손을 휘저으며 회오리바람처럼 그들이 병실로 쏟아져 들어왔다’는 문구를 인용, ‘전염’의 가공할만한 공포를 환기시킨 다음, 소설 속의 인간들이 보여준 ‘뭉개진 은행알처럼 고약한 윤리의식’에서 자신은 자유로울 수 있을까 고민, ‘마음의 눈을 잃고 극으로 치닫는 이기주의가 과연 소설 속의 허구인지’를 반문한다.
박홍섭 마포구청장
우수상을 받은 교통지도과 김한별 주무관은 안도현의 ‘연어’에 대해 단지 알을 낳기 위해 힘겹게 강을 거슬러 오르진 않을 거라고 믿고 자신만의 삶의 희망을 찾았던 은빛 연어처럼 나도 그저 주어진 대로의 삶을 살아갈 것이 아니라 나만의 삶의 희망을 찾을 것이라고 썼다. 이와 함께 2013년부터 시작된 여행후기 공모전도 지금까지 총 108건이 접수되는 등 직원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박홍섭 구청장은 여행후기 공모전 취지에 대해 “마포구 공무원들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여행문화를 즐기고 여행지에서 보고 느꼈던 것들을 글로 남김으로써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사색의 시간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공모전에는 총 17편의 작품이 응모, 최우수상은 서강동 정기자 주무관의 ‘두 바퀴로 가는 여행’, 우수상은 치수과 손병기 주무관의 ‘3주간의 동유럽여행’, 장려상은 총무과 오은미 주무관의 ‘남해도 여행기’등 총 3편이 뽑혔다. 여행작가 등 전문가들이 스토리 공감, 여행지에 대한 흥미유발, 표현력 등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베테랑 두바퀴족인 정기자 주무관은 2박3일간 섬진강 자전거 여행에 대해 ‘섬진강 증기기관차(두냥짜리 기차) 기적소리, 압록유원지의 레일바이크, 눈앞에 흐르는 강물과 정취는 우리를 양처럼 순하게 만들었고 ‘아! 좋다’ 하는 감성의 소리를 자아내게 했다‘며 섬진강의 풍광을 예찬했다. 또 공무원 임용을 앞두고 재충전을 위해 22일의 긴 여정으로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크로아티아 등 동유럽을 둘러본 손병기 주무관은 스카이다이빙, 프라하의 밤, 겨울왕국의 배경지 ‘할슈타트’, 햇 포도주를 파는 선술집 ‘호이리게’ 등을 경험하며 느낀 점을 그림 같은 사진과 함께 생생히 정리했다. 손병기 주무관은 “여행을 가면 항상 무언가 새로운 걸 느끼고 배우기 마련인데 여행 후기를 써놓으면 그 순간들이 영원히 내 것이라도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그때로 돌아갈 순 없어도 ‘영원히’ 잊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가 가장 창의적인 순간’이라는 말처럼 즐겁고 창의로운 직장이 되기 위해서는 일과 가정이 양립되는 삶이 존중돼야 함은 물론 상하 간. 동료 간에 화목, 자율과 책임이 조화되는 직장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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