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 3번째 사과 나서 호텔롯데 상장, 순환출자 해소, 그룹 지주사 전환 방침 밝혀'롯데는 우리나라 기업' 강조하며 反 롯데 정서 차단 나서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세번째 사과에 나서는 것은 현재 롯데의 위기가 그룹 존립을 흔들만큼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거진 이전투구 모습이 국민적 반감을 불러 일으켰고, 정치권과 정부의 지배구조 개선 압박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특히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가족간의 경영권 다툼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그룹 사태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한 것은 자신이 롯데그룹을 법적으로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각인시키는 목적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사태 이후 신 회장의 사과는 이번이 세번째다. 일본에 있던 지난달 29일 국내 롯데그룹 통신망에 사과문을 띄웠고 이달 3일 김포공항 입국 직후에도 사과했다. 신 회장은 전날부터 이날 회견 직전까지 대국민 사과문 초안부터 최종안까지 직접 작성하고 감수까지 했다. 서툰 한국말을 보완하기 위해 오전 9시 출근하자마자 집무실에서 원고를 다시 검토하고 읽어보기를 수십번 반복했다.재계 관계자는 "지난 3일 귀국한 뒤 신 총괄회장 방문과 제2롯데월드 등을 시찰한 후 그동안 외부에 나서지 않았던 신 회장이 사과문을 발표한 것은 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최근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롯데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정치권과 정부를 중심으로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라는 요구와 세무조사 등 전방위 압박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롯데는 한국기업'=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 사태 보름만인 11일 또다시 대국민 사과에 나서며 호텔롯데 상장, 순환출자 해소, 지배구조개선 등 투명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특히 '롯데는 우리나라 기업'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며 돌아선 민심을 달래는데 주력했다.신 회장은 무엇보다 '반(反)롯데' 정서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롯데는 한국기업'이라는 메시지 전달에 주력했다. 신 회장은 "롯데는 우리나라 기업"이라고 강조하며, 한국롯데는 기업공개를 통해 소유구조가 분산되어 있고 상장된 8개 계열회사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특히 폐쇄경영, 복잡한 순환출자고리를 끊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한국 롯데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상장이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지분율 8.83%), 롯데알미늄(12.99%) 롯데리아(18.77%) 등의 주요 주주로, 사실상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다. 이외에도 롯데 계열사 전반에 대한 사외이사 확대, 배당 확대를 통한 주주배당중시 정책 등으로 '투명경영'을 펼칠 계획이다.또 정부 정책에 발맞춰 롯데는 한국기업이라는 정체성 부각시키기에 나선다. 롯데그룹은 지난 7일 2018년까지 2만4000여명의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발표하며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청년 고용절벽 해소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롯데 경영자 대내외 천명= 신 회장의 대국민발표는 자신이 롯데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천명하는 선언으로도 해석된다. 현재의 롯데 사태에 대해 그룹 회장으로서 사과함으로써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 국민들에게 자신이 롯데의 실질적인 후계자라는 점을 확인시킨 것이다. 특히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총을 앞두고 자신의 입지를 확인시킴으로써 향후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주총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려는 의도로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침묵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신 회장 대국민사과는 국민들과 주주들의 지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노린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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