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 안전 논란 잠잠해지자마자 경영권 분쟁 롯데 계열사, 소비자 불매운동에 노심초사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재계 5위 유통재벌 롯데그룹이 제2롯데월드 안전논란이 간신히 진정되자마자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브랜드 이미지에 재차 타격을 입고 있다. '안전'문제에 이어 '국적'논란까지 커지면서 소비자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등 코너에 몰렸다.지난 5일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 등은 백화점은 물론 계열사 전체에 대해 14일을 유급휴가일로 지정하며 정부 차원의 '국민 사기진작 방안'에 적극 동참했다.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은 직원 휴무는 물론, 14일 부터 진행되는 '코리아 그랜드 세일'에 적극 동참하고 또 전점 외벽에 대형 태극기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백화점은 14일을 유급휴가일로 지정하긴 했지만 태극기 게양이나 특별 광복 이벤트를 벌일지 여부에 대해서는 고심하는 분위기다. 그룹에 대한 국적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더욱 심한 반발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롯데물산이 롯데월드타워 외벽에 설치한 대형태극기는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 '친일'논란을 벗으려는 발버둥으로 해석되며 삐딱한 시선을 받고 있다. 롯데그룹은 최근까지만해도 제2롯데월드 사태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해 말 잇딴 사고로 인해 영업을 중단했던 제2롯데월드 내 영화관과 아쿠아리움은 5개월여가 지나서야 영업을 재개했다. 집객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주차예약제도 7월부터 해제돼 이제 서서히 본 궤도에 오르나 싶었다. 그러나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으로 롯데 불매운동이 일어나면서 자칫 회복세를 탄 매출에 찬물을 끼얹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근까지 메르스 여파로 힘든 시기를 보낸 백화점이나 마트도 그룹 이슈로 불똥이 튈까 숨을 죽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2일부터 나흘 간 일산 킨텍스에서 역대 최대규모의 떨이전을 진행하며 지난 6월 메르스 타격을 만회해보고자 했다. 200억원대 대규모 행사로 준비해 방문객수 100만명, 매출 13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기록을 냈지만 축포를 쏜 것도 잠시, 그룹 이슈로 불매운동까지 일어난 탓에 여론 추이를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롯데그룹 핵심계열사인 롯데제과, 롯데호텔, 롯데칠성, 롯데푸드 등도 모두 소비재업종인 탓에 불매운동이 벌어지면 당장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전문가들은 당장 그룹 경영권 이슈보다 추락한 그룹 이미지에 신경을 써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이번 사태로 기업의 지분구조 등이 낱낱이 파헤쳐지면서 롯데그룹은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국적논란이 불거지며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당국과 정치권 역시 롯데그룹의 불투명한 기업지배구조에 대해 개혁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분쟁으로 지쳤을 국민들이나 소비자, 협력업체에 대한 배려 없이 경영진 호위에만 급급한 롯데 노조나 사장단의 낯선 모습은 '롯데=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강화할 뿐"이라며 "내부상황 정리와 양보를 통해 하루 빨리 경영을 정상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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