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읽다]그 많던 탄소는 어디로 갔을까

중국 연구팀,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탄소 무덤' 발견

▲타클라마칸 사막에 200억 톤의 탄소가 녹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사진제공=리옌/사이언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중국의 사막에 거대한 '탄소 무덤'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 중국의 타림분지 중앙에 위치한 타클라마칸 사막에 200억 톤의 탄소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타클라마칸 사막은 이른바 들어갈 수는 있어도 나올 수는 없는 지역으로 유명합니다. 모래 언덕이 끝없이 이어져 있는 아주 척박한 곳이죠. 이곳에서 중국 연구팀이 수백m 지하의 대수층에 탄소가 가득 저장돼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뚜껑을 따면 탄소 가 '쉬~익'하며 솟아나올 수 있을 만큼이죠. 사하라 사막 등 다른 사막 지역에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여 그동안 사라진 탄소가 어디로 갔을 것인지를 가늠케 합니다. 해외과학매체인 사이언스지가 5일(현지 시간) 이 같은 내용을 비중 있게 보도했습니다. 지난 150년 동안 인간은 화석 연료를 불태우면서 탄소를 대기권으로 분출시켰습니다. 매년 약 110억 톤 정도 된다고 하는군요. 이 중 절반은 대기권에 이산화탄소로 머물러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구 온난화가 발생하죠. 나머지 절만은 대양과 대지에 모여듭니다. 기후 과학자들은 대양과 공기, 숲에 저장돼 있는 탄소를 측정할 수는 있는데 전체를 파악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수십 억 톤의 탄소는 매년 실종되고 있습니다. 2014년에만 20억 톤의 탄소가 어디로 갔는지 행방이 묘연합니다. 이를 두고 과학자들은 수 십 년 동안 실마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연구팀은 그 실마리로 사막과 분지에 주목했습니다. 연구결과를 보면 약 5000년 전 타클라마칸 사막으로 탄소가 풍부한 폐수 등이 염수 대수층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인류가 농사를 짓기 시작한 때와 비슷한 시기입니다. 그때 이후로 계속 탄소가 사막의 대수층에 저장됐다는 것입니다. 바다로 빠져나갈 방법이 없던 폐수는 깊은 사막 대수층에 차곡차곡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높은 압력과 염분이 포함된 탓으로 사막 대수층에 있는 지하수 탄소는 대양에 녹아 있는 탄소보다 단위 체적 당 두 배 정도 높을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중국 신장생태지리연구소의 리옌 생물지리화학자는 "소금물은 식수나 관개용으로 적당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도 이를 끌어올려 사용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한 셈입니다. 리옌 연구팀은 이 같은 현상이 사하라 사막 등 다른 곳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리옌 연구팀은 빙하와 들판, 대수층에 있는 600개의 샘플을 분석했습니다. 탄소 연대 측정 등을 진행했습니다. 측정 결과 타림 분지 내 있는 탄소의 양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했습니다. 8000년 전에는 1m² 당 2g에 불과했던 탄소가 지난 1000년 전에는 1m² 당 21g으로 증가한 겁니다. 가장 상승폭이 컸던 시기는 5000~2000년 전이라고 하는군요. 농경이 점차 늘어난 시기와 일치합니다. 리옌 박사는 "인간의 농경 활동이 확대되면서 탄소 저장량도 늘어났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매년 사라지고 있는 탄소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 비밀을 벗길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전 세계 전문가들도 리옌 연구팀의 조사 결과에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다른 사막과 분지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지 앞으로 추가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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