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영이 지난해 삼다수여자오픈 연장전에서 우승 버디를 솎아내는 순간 환호하는 장면. 사진=KLPGA 제공
아시아경제신문에서는 이번 주부터 매주 목요일 <윤채영의 투어다이어리>를 연재합니다.200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해 국내 무대를 대표하는 '미녀골퍼'로 흥행을 주도하고 있는 선수입니다. 지난해 7월 삼다수여자오픈에서는 특히 연장혈투 끝에 생애 첫 우승을 일궈내 '159전 160기'의 집념을 과시했습니다. 투어 현장의 에피소드를 일기 형식으로 생생하게 전달할 이번 연재에 독자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을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처음이라는 단어는 항상 설레임을 동반합니다. 프로에 데뷔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이제서야 첫 타이틀방어전에 나섭니다. 바로 내일 디펜딩챔프 자격으로 KLPGA투어 삼다수마스터스 1라운드를 시작합니다. 기분 좋은 긴장감이 밀려옵니다.1년 전 제주 오라에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우승도 못하고 선수생활을 끝내나"라는 걱정하고 있을 때 우승의 기쁨을 알게 됐습니다.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니….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갑니다. 지금도 많은 분들은 "눈에서 레이저를 쏘는 줄 알았다"며 당시 제 눈빛이 달랐다는 말씀을 합니다. 그 만큼 첫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얼굴에 묻어나왔나 봐요.솔직히 우승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백)규정이와 (홍)란이 언니가 선두를 달리고 있었거든요. 우승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내 플레이에만 집중하자"고 마인트 컨트롤을 했고, 우승 찬스가 왔을 때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참 대견합니다. 하하.올해는 챔프 자격이라 (박)인비, (고)진영이와 같은 조에 편성되는 등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사실 2연패 욕심보다는 초심으로 돌아가 첫 우승에 도전한다는 자세를 가지려고 합니다. 대회를 앞두고 휴식기가 있어서 제주에 내려가서 훈련을 할 계획을 짜다가 취소한 이유입니다. 비행기표도 구매했지만 결론은 "오버다"였어요. 평소와 같은 루틴으로 경기를 치르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요즈음 투어는 어린 선수들의 실력이 대단해 갈수록 우승이 쉽지 않습니다. 물론 저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1승 뒤 투어에서 사라지는 그런 선수는 되기는 정말 싫습니다. 팬들에게도 '반짝선수'가 아닌 '골퍼 윤채영'으로 오래오래 기억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아임 스틸 헝그리(I'm still hungry)"라는 말을 되새깁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4강 신화를 창조했던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님 말씀이었죠. 지난해 우승할 때는 아빠가 현장에 안계셨는데요. 어릴 때부터 저를 지켜봐주시던 아버지께 다시 한번 우승컵을 선물로 드리고 싶습니다. 우승하는 순간의 짜릿함이 생생하게 남아 있을 때 정상에 오르고 싶고, 그게 이번 삼다수마스터스라면 금상첨화가 될 것 같습니다. 이번 대회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KLPGA투어 프로<ⓒ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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