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대신 일자리 '기회'…청년대책 실효성 있을까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역대 정권의 청년고용대책은 대부분 이름만 거창할 뿐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외환위기 후 쏟아져 나온 대책들이 공공부문, 인턴, 해외취업 등 비슷한 내용에 머물렀던 데다, 중복사업과 예산낭비 사례도 잇따랐기 때문이다.27일 오후 정부가 발표한 '청년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 역시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2017년까지 경제계와의 협력을 통해 청년 일자리 기회를 20만개 이상 확대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신규 일자리가 아닌 '일자리 기회'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20만여개 가운데 절반가량이 인턴, 직업훈련, 시간제 일자리 등이기 때문이다. 신규 일자리는 8만8000개에 그친다.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그만큼 청년실업난이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올 들어 청년실업률은 두 자릿수가 고착화되고 있고 청년층 취업애로계층은 115만7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저성장 기조, 일자리 미스매치 등 경제ㆍ구조적 요인에 단기 인구ㆍ제도적 요인까지 더해져 3∼4년간 청년고용절벽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더욱이 청년층 일자리 가운데 34.6%가 비정규직으로 파악되는 등 고용의 양뿐 아니라 질적 우려도 큰 상황이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구직단념자 등 실업통계에 잡히지 않는 주변 노동력의 존재를 감안하면 청년실업문제는 통계에서 보여지는 것 이상 심각하다"고 지적했다.문제는 실효성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5만3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추가 창출하고, 경제계는 신규채용(3만명), 해외취업(5000명) 인턴(7만5000명), 직업훈련(2만명), 일학습병행제(3만명) 등을 통해 16만개 이상의 일자리 기회를 만들기로 했다. 기업과 대학이 연계를 해서 졸업만 하면 취업이 보장되는 사회맞춤형 학과도 확대한다.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은 전일 "기업이 인력을 타이트하게 운영하는 것은 노동시장이 유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잘되면 기업의 신규채용도 늘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0만여개 가운데 인턴, 직업훈련 등 12만5000개의 일자리 기회는 추후 채용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 전체 일자리의 88% 차지하는 중소기업 일자리 내용도 제외됐다. 정부는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대기업, 중견기업 중심으로 양질의 일자리 기회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기존 고용정책과 같이 인턴 등 단기적 양적지표를 확대하는 데 머물렀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정부가 우려하는 청년고용절벽을 해소하기에 충분한 수치도 아니다.이에 대해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신규채용 외에 인턴, 직업훈련 등도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가교역할로 보고, 취업 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20만여개 중 16만∼17만개는 실제 취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2017년 청년층 고용률(15∼29세 기준)이 1.8%포인트 오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청년고용률은 40.7%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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