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OLED 무관세, 中 반대로 무산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세계무역기구(WTO)가 정보기술협정(ITA) 협상을 통해 총 201개에 달하는 IT 제품의 관세 철폐에 전격 합의했지만 국내 전자업계는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평가를 내 놓고 있다. 2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총 201개에 달하는 ITA의 추가 무관세 대상 품목에서 액정디스플레이(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등이 제외되며 사실상 이번 협상이 국내 전자업계에게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관세가 철폐되는 부품 대다수는 국내 전자업계가 주력으로 삼는 품목이 아니고 세트 품목의 경우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만 더욱 높일 것"이라며 "오히려 디스플레이 관련 관세가 그대로 유지되며 국내 전자업계에는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6년 ITA 1차 협상 당시 메모리 반도체와 휴대폰의 무관세화가 결정되며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갖게 됐다. 휴대폰 역시 관세 철폐와 함께 수출이 급증하며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번 ITA 협상은 거꾸로다. 한국이 손해를 보는 한편, 중국이 전자 시장에서 세를 불리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분야서는 시스템반도체 일부의 관세가 사라졌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관세가 철폐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콘트롤러 등에 집중하고 있어 효과가 없다. 가전 및 IT 기기 등 세트 사업 역시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반응이다. TV와 생활가전 등 주요 세트 품목은 대부분 관세, 생산비 등의 문제로 해외 현지 생산 비중을 높여놓은 만큼 무관세 효과가 적다. 오히려 '대륙의 실수'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초저가 전자제품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산 전자제품들의 가격 경쟁력을 더욱 높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자부품 중 일부가 무관세 적용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가격이 워낙 싸다 보니 효과는 크지 않고 미국, 일본 등이 기술경쟁력을 확보한 분야가 대부분이다. 오히려 LCD와 OLED 패널이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되며 손해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 LCD의 경우 관세로 인해 중국내 가격 경쟁력이 취약해지자 광저우(삼성디스플레이)와 쑤저우(LG디스플레이)에 LCD 생산라인을 만들기도 했다. 현지 생산하면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OLED 패널의 경우 종전 32인치 이하 제품은 무관세가 적용돼 큰 문제가 없지만 TV용 대형 OLED 패널은 관세로 인해 LCD 대비 가격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 중국에 OLED 공장을 만들면 해결할 수 있지만 기술 유출 우려로 해외 생산기지를 만들 수 없다. 전량 국내서 생산되는 만큼 무관세 적용 여부가 향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때문에 중국 시장을 교두보로 OLED TV 시장 확대에 나섰던 LG전자, LG디스플레이에게는 큰 타격이다. 같은 중국 시장서 판매되는 LCD TV의 경우 무관세(패널 중국내 생산), OLED TV의 경우 패널에 관세가 부과돼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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