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복구한다는 파일 ‘주요 내용은’

국정원 직원 유서 발견 /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국가정보원이 자살한 직원 임모씨의 삭제자료를 복원하겠다고 나서면서 자료에 담아있을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료의 정확한 내용이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당장 야당에서는 민간사찰 관련 자료가 담긴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국정원은 삭제된 자료 내용을 이달 안에 100% 복원해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위원들에게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국정원이 정보기관 업무의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공개결정을 내린 것은 삭제된 자료가 민간 사찰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정원이 자료를 복원한다면 국정원이 누군가의 PC나 스마트폰을 해킹한 날짜 등의 기록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야당과 언론에서 제기해온 민간인사찰 여부를 밝힐 수 있다는 것이다.문제는 국정원의 수사대상이나 수사방법 등이 외부에 노출될 수 도 있다는 점이다. 자료에는 대테러나 대북 공작활동을 담당하는 국정원 부서에서 요청한 작업을 수행한 기록이 담겼을 가능성이 크다. 대북 용의자나 대북 공작활동 관련 인사, 대테러 대상자 등의 이름이 포함됐을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외부에 노출되면 안 되는 대테러 및 대북 공작활동 담당자의 신원이나 활동 목적 등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있다. 국정원의 대북공작을 돕는 이른바 '연락책'의 휴대전화 IP 기록 등도 일부 포함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대북공작을 위해선 주요 해킹 타깃을 상대로 해킹 프로그램을 심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선 북한이나 중국을 오가는 우리 측 연락책을 활용해 이런 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들이 국내에 들어왔을 때 일시적으로 IP 기록이 남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임씨가 삭제한 파일을 복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임씨가 20년간 사이버안보 분야에서만 일해온 실무자인만큼 간단히 복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삭제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임씨가 과거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민간인사찰 관련 파일 등을 삭제하기 위해 자기장을 이용해 파일을 삭제하는 디가우저 방식을 사용했다면 100% 파일복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부 관계자는 "복구된 파일내용 중에는 정보원과 수사대상이 담겨있을 수 있으며 이 자료가 외부에 노출되면 국정원이 진행해온 수사들은 모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하는 난감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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