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의 韓 노크…국내 빅3 신용평가회사 '긴장'

홍콩·일본 인력으로 국내 신용등급 평가 의향…무디스·피치 처럼 제휴방식 진출 가능성도 제기

서울신용평가도 회사채 시장 진출 검토, 양사 협력 주목…당국, '메기효과' 기대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국내 시장 진출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이스)ㆍ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ㆍ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 3대 신평사 체제로 고착화된 국내 시장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당국은 내심 경쟁촉진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9일 금융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S&P는 국내 신용평가시장 진출을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다. S&P와 함께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으로 손꼽히는 무디스, 피치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각각 한신평, 한기평과 제휴를 맺고 사업하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S&P는 과거 다른 국제 신용평가기관이 국내사와 제휴를 맺을 당시부터 국내시장 진출에 관심을 보여왔다"며 "국내 신용평가 시장의 경쟁 확대와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S&P의 국내 시장 진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당국은 S&P 국내 진출로 인한 업계 '메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신용등급 장사, 기업신용 부실 평가 등의 지적을 받아온 신평사 시장이 S&P 진출로 과점 체제에서 경쟁 체제로 변경될 경우 경쟁이 촉진되고 기업 신용등급 투명ㆍ공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신평사 3개사는 2013년 10월 동양사태 발생 후 (금감원이) 특별 조사에 나섰고, 내부통제 부실과 불법행위가 다수 포착돼 최근 징계 결정을 내리기까지 했다"며 "S&P가 국내시장에 진출할 경우 과점 시장에 경쟁을 유발,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기업 신용등급 평가가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업계는 S&P가 다른 국제 신평사처럼 파트너사와의 제휴 방식으로 국내 진출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제휴 대상은 서울신용평가다. 빅3 신평사와 달리 자산유동화증권(ABS), 기업어음(CP) 등급 평가 업무만 영위하고 있는 서울신용평가가 최근 회사채 신용등급 시장으로의 업무 확대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신용평가와 S&P간 제휴가 이뤄질 경우 당국의 인ㆍ허가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S&Pㆍ서울신용평가 등 국내ㆍ외 신평사가 국내 회사채 신용평가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가장 큰 배경은 성장 잠재력이다. 외환위기ㆍ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조달 자금의 장기화 추세로 회사채 시장이 크게 확대, 1998년 175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국내 신용평가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1000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특히 당국이 최근 기존 신용등급 평가모델 외에 '대주주 지원을 배제한 경우'의 독자 신용등급 평가 도입을 검토 중이고, 기술금융 활성화 정책에 따른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창구로써의 회사채 역할이 강조되는 점도 시장 확대를 견인한다는 분석이다. 한편, 지난해 회사채 신용평가 부문 점유율은 한신평 33.7%, 한기평 33.6%, 나이스 32.7%로 나타났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금융부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